지난해 온열 환자 발생 장소 16.2%가 실내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숨 막히는 폭염이 극성을 부리면서 요즘 밖으로 나가기가 무섭다는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야외활동을 피하라는 조언이 나오는데 자칫 부주의했다가는 실내도 폭염의 안전지대가 아니게 돼 주의가 필요하다.
2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 환자 1천43명 중 실내 발생 온열 환자는 169명으로 16.2%에 달한다.
이달 들어 부산과 대구에서는 3명이 집에서 열사병으로 쓰러진 뒤 숨지는 사고도 잇따랐다.
지난 23일 오후 2시 30분께 부산 동래구의 한 주택에서 A(42)씨가 쓰러졌다.
A씨는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체온이 41.3도까지 오르는 등 열사병 증세를 보이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경북 김천에서는 40대 여성이 자택에서 온열 질환 증세로 쓰러진 뒤 숨졌다. 지난 22일 오전 부산 서구의 한 빌라에서도 90세 남성이 열사병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문가는 체온조절기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 만성질환자의 경우 실내에서도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석주 대한손상예방협회 사무총장은 "열이 오르면 땀을 배출해 체온을 조절하는데 어르신들의 경우 땀을 잘 흘리지 않거나 감각이 무뎌 더위를 뒤늦게 인지하는 경우가 있고 아이들도 땀으로 몸이 축축해져도 의사 표현을 잘 안 하는 수도 있다"면서 "창문이 닫힌 실내의 경우 기온이 순식간에 오르기 때문에 '아차'하는 순간 사고가 날 수 있다 생각하고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과 노약자는 보호자 없이 집에 혼자 두지 말고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을 때는 환기를 위해 창문을 반드시 열어두라고 조언했다.
또 홀몸노인의 경우 가까운 무더위 쉼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지자체가 거동이 불편해 집에서만 머무는 노인들 관리에 더 신경 써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에 이온음료나 식염 포도당, 전해질 보충제 등 온열 질환에 대비한 물품을 준비해놓는 것도 좋다고 전문가는 설명한다.
이현지 부산 금정소방서 구조·구급 반장은 "어지럽거나 피곤하고 무력감이 느껴지고 토할 것 같은 증상이 느껴지면 온열 질환을 의심해 적절한 조치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물을 자주 마시면 좋고 카페인은 수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증상이 가벼울 경우는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도움이 되지만 체온의 변화를 동반하는 경우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반장은 "체온조절 중추에 장애가 생긴 심각한 상태로 이때는 얼음팩을 대도 좀처럼 체온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119나 전문가에게 반드시 도움을 요청하시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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