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217만 마리…작년 같은 기간보다 30만 마리↑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내륙 일부 지역서 40도가 넘는 기온이 관측되는 등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하루 만에 7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죽어 누적 피해가 200만 마리를 넘어섰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전국 곳곳에서 총 217만7천237만 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종류별로 보면 닭이 204만2천438마리로 가장 많았고, 오리 10만4천868마리, 메추리 2만 마리, 돼지 9천430마리 등이 뒤따랐다. 소도 1마리 희생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번 폭염으로 전북에서 63만206마리가 폐사해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다. 충남 40만3천685 마리, 전남 37만5천272마리, 경북 26만6천776마리, 충북 20만206 마리, 경기 19만7천395마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광역시인 인천과 울산에서도 6천10마리와 3천20마리의 피해가 각각 발생했다. 부산과 대구에서도 10마리와 30마리가 각각 더위에 목숨을 잃었다.
이달 들어 폭염이 이어지면서 축산농가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폐사 가축 수는 16일 42만6천65마리, 17일 79만2천777마리, 18일 92만9천97마리로 늘어나더니 19일에는 103만3천47마리로 100만 마리를 넘겼다. 이어 20일 110만5천878마리, 23일 125만2천320마리, 24일 142만7천932마리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전날과 이날을 비교하면 불과 하루 만에 74만9천305 마리나 되는 가축이 폐사한 것이다.
전날 전국에서는 경북 영천 40.3도, 경기 여주 40.1도 등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상으로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서는 등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의 무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다만 AWS 기록은 참고용일 뿐 기상청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는 수치다.
그러나 공식 기록으로도 경북 의성에서는 39.6까지 수은주가 오르는 등 더위는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가금류, 특히 닭 사육 농가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식품부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는 체온이 41도로 높고 깃털로 덮인 데다가,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체온조절이 어렵다"며 "이번 폭염으로 현재까지 우리나라 전체 닭 가운데 0.62%가 폐사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한 육가공업체 닭 사육 담당자 역시 "낮 최고기온 25도에서 닭을 1.5㎏까지 키우려면 보통 31∼32일이 걸린다"며 "그러나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오르면 1일, 35도에서는 2∼3일가량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7월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 수가 200만 마리를 넘겼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닭 174만 마리, 오리 3만7천 마리, 돼지 1만 마리 등 180만8천여 마리가 폐사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현재 폭염 피해를 본 농가 178곳을 대상으로 11억1천8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단 하루 만에 7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폐사한 것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라며 "최근 이어진 더위로 가축들의 몸이 약해진 상태에서 기온이 기록적으로 높이 올라가 피해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풍 등 기상적인 변수가 없는 한 다음 달 상순까지 더위가 이어질 수 있어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김현수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농촌진흥청·농협 등 전문가와 함께 충북 음성 육계농장을 찾아 폭염 대비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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