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도움…"술보다 물로 갈증 달래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기록적인 무더위에 논·밭에서 일하는 어르신의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폭염에는 농사일을 피하거나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도 이런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충남에서는 지난 20일 폭염 속 인삼밭에서 일하던 40대가 쓰러져 결국 열사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25일 보고됐다.
건강 전문가들은 농·어촌 등에서 일하는 고령의 농·어업인의 경우 온열질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실제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3일까지 집계한 올해 온열질환자 1천303명 중에서도 10%가량인 135명이 농림어업숙련종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지용 서울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에어컨이 가동되는 건물 등이 가까워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도심과 달리 논·밭은 그늘 없이 야외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유의해야 한다"며 "작업 중 적정한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폭염 때는 갈증을 느끼기 이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하고 어지러움과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는 야외 작업을 피하고,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해 온열질환을 예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노인들 스스로가 온열질환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휴식에 나서는 것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증상 등으로 시작하는 온열질환은 제때 쉬지 않거나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덥다고 해서 막걸리 등을 마시고 일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최근 농촌의학·지역보건사회학회지에 보고된 보고서에 따르면 '농작업 시 술을 먹으면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 노인이 전체 연구대상(90명)의 58.9%에 달했다. 술이나 카페인 음료 등은 체온을 상승시키고 이뇨 작용을 유발하므로 폭염 시에는 생수나 이온음료 등으로 갈증을 달래야 한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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