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난 야적장 하천정비사업 편입…보상금만 받고 폐기물 처리 '나 몰라라'
소방당국 "폭염에 자연 발화한 듯"…인근 식품창고 1억1천만원 손실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수년째 방치된 폐기물 더미에서 불이 나 주변에 있던 식품 저장 창고가 애꿎은 피해를 보았다.
25일 광주시와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13분께 광주 서구 벽진동 폐자재 야적장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불은 야적장 옆 수산물가공유통업체 창고로 옮겨붙어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약 3시간 20분 만에 꺼졌다.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창고 건물 1개 동과 내부에 있던 김 9천 상자, 다시마 20t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1억1천만원 상당 재산피해가 났다.
불은 야적장 내 자동차 부품 더미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약 3천㎡ 면적인 야적장에는 2005년 9월 A씨가 운영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 업체가 들어섰다.
A씨는 야적장이 국가하천정비사업 용지에 편입되면서 2011년 12월 1억원가량 보상금을 받고 땅 소유권을 광주시로 넘겼다.
이후 A씨는 야적장에 방치한 폐기물을 치우지 않았고 2015년 1월 검찰에 고발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 처벌을 받았다.
광주시와 서구는 A씨가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고 나서도 폐기물을 치우지 않으면서 행정대집행을 협의했다.
그 사이 야적장 내 폐기물은 누군가의 소행에 의해 시나브로 양이 늘었다.
A씨는 현재 주소가 분명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소방당국은 밤까지 더위가 이어지면서 가열된 폐기물 더미에서 저절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화재원인을 파악 중이다.
누군가 일부러 불을 질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경찰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시와 서구는 수산물가공업체가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방안과 잿더미가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어 2차 피해가 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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