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김채영 4단이 국내 여자바둑 최강 최정 9단을 물리치고 생애 처음 세계대회 정상에 올랐다.
여자바둑 랭킹 3위 김채영 4단은 25일 중국 푸저우에서 열린 제1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최정 9단과 308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으로 5집반 승을 거뒀다.
1국에 이어 2국까지 승리한 김채영은 당초 불리하다는 전망을 뒤집고 오청원배 초대 우승컵을 차지했다.
특히 김채영은 이번 결승전 전까지 최정을 상대로 11전 전패를 당한 터라 우승의 기쁨이 더했다.
이날 흑을 잡은 김채영은 초반 포석에서 세 귀를 차지하며 실리작전을 펼쳤다.
반면 최정은 중앙에 두터움을 형성했으나 김채영이 적절히 삭감하며 집에서 우위를 지켰다.
벼랑에 몰린 최정은 308수까지 끈질긴 추격을 펼쳤으나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이날 우승으로 한국기원 규정에 따라 5단으로 승단한 김채영은 대국 후 "입단 후 늘 가지고 있던 세계대회 우승의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라면서 "최정에게 매번 지기만 했는데 1승을 넘어 우승까지 하게 돼 더욱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승이 확정되고 한국에 계신 엄마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너무 많이 우셔서 나 역시 울컥했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중국 랭킹 1위 위즈잉 6단을 물리친 김채영은 결승에서 국내 여자 최강 최정마저 완파해 세계 바둑계에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중국위기(圍棋)협회와 푸저우 체육국, 푸저우 위기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푸저우 인민정부가 주관하는 제1회 오청원배의 우승 상금은 50만 위안(약 8천400만원), 준우승 상금은 20만 위안(약 3천3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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