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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티니 오언스(68)는 지난 1978년 남편인 휴 오언스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영국 남서부의 우스터셔에서 살면서 두 명의 자녀를 뒀다.
티니는 6년 전인 2012년 변호사와 이혼상담을 했다. 그래도 남편과 함께 살려고 노력하다가 2015년 2월 별거에 들어갔고 이어 이혼 신청을 했다.
티니는 남편이 가정보다 일을 우선시하고, 자신에 대해 애정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기분변화가 심한 남편은 종종 남들 앞에서 그녀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남편인 휴는 그러나 이혼에 동의하지 않았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아내의 주장 역시 부인했다.
문제는 이혼법이었다. 현재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에서는 간통, 배우자의 불합리한 행동이나 의무 불이행 등으로 결혼 생활이 실패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배우자의 동의 없이는 이혼이 불가능하다.
배우자 동의 없이 이혼하기 위해서는 5년 동안 따로 떨어져 살아야 한다.
티니는 남편이 동의하지 않자 법원에 별도로 이혼을 신청했다.
25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대법원은 그러나 이혼을 허락해 달라는 티니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배우자가 동의하지 않는 한 현행법하에서는 단지 불행하다는 이유는 적절한 이혼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티니는 별거한 지 5년이 되는 2020년까지 계속 결혼 상태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관 중 일부는 그러나 아무런 잘못이 없더라도 배우자의 요구에 따라 이혼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선하는 것을 의회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BBC는 티니의 사례가 50년간 지속된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이혼법에 관한 논란을 불러왔으며, 미국이나 호주, 스코틀랜드처럼 배우자의 잘못이 없더라도 이혼을 허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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