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역풍'에 놀랐나…2차정상회담 늦추고 크림병합 비판

입력 2018-07-26 05:42   수정 2018-07-26 07:52

트럼프 '푸틴역풍'에 놀랐나…2차정상회담 늦추고 크림병합 비판
볼턴 "마녀사냥 끝나고 내년 추진"…폼페이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반대"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가을 추진하겠다고 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을 연기했다.
백악관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차기 양자회담은 '러시아 마녀사냥'이 마무리된 이후에 진행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내년초 이후에 회담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마녀사냥'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 정부의 연루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파헤치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올가을 워싱턴에서 개최하려고 추진한 2차 미·러 정상회담은 올해 안에는 열리지 않게 됐다. 앞서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가을에 워싱턴으로 초청하라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지시했으며, 이미 양측 간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상회담 계획 연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을 두둔했다가 맞고 있는 역풍이 쉽게 진정되지 않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과 주류 언론은 물론이거니와 '친정'격인 공화당 내에서도 싸늘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의 의회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전날 "푸틴 대통령이 워싱턴DC를 방문한다고 하더라도 상·하원 합동연설에 초청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상원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도 "푸틴 대통령이 이곳 의회에서는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느닷없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지적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크림반도 병합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공유하는 국제원칙을 훼손했다"면서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반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미-러시아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사실상 묵인하는 태도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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