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 상징인데'…대구 도심 더위 상징물 철거 희비

입력 2018-07-2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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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상징인데'…대구 도심 더위 상징물 철거 희비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대프리카' 대구 도심 백화점 앞 공터에 설치된 더위 상징물이 조만간 철거될 것으로 보여 시민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구 도심인 중구 반월당 현대백화점 앞 공터에는 최근 3m 길이의 대형 슬리퍼와 폭염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달걀 후라이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폭염 도시 대구를 잘 보여주는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여론에다 찜통더위가 계속되면서 시민들 사이에 사진찍기 좋은 핫 플레이스로 인기를 끌었지만 조만간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26일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최근 보행에 방해되고 더위를 더욱 부채질하는 느낌이 들어 철거를 원한다는 민원이 들어와 관련 규정을 검토한 뒤 백화점 측에 철거를 요청했다.
더구나 백화점 측이 허가를 받지 않고 조형물을 설치해 건축법을 위반했다는 설명이다.
더위를 기발하게 상징한 조형물이 철거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철거해야 한다는 쪽은 시민 다수가 다니는 인도에 설치된 대형 조형물이 보행에 지장을 준다고 주장한다.
백화점을 자주 찾는다는 박모(65·여)씨는 "조형물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는 하지만 백화점 앞을 오가는 많은 행인이 조심해서 지나가야 해 여간 불편하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백화점 측이 행정기관에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철거해야 한다고 본다.
중구청 관계자는 "조형물을 철거해 달라는 민원이 얼마 되지는 않지만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은 명백히 건축법을 어긴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구 특성을 잘 보여주는 조형물을 굳이 철거까지 해야 하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대학생 김모(21)씨는 "SNS 등에서 대구 더위 상징물이 매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데 갑자기 철거한다니 무척 아쉽다"며 "주민 여론을 좀 더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화점 측은 이달 말에 조형물을 철거하기로 했다. 원래는 더위가 지나가면 8월 말께 철거하려 했는데 갑자기 구청에서 철거 통보를 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좋은 뜻으로 조형물을 만들었는데 절차상 미흡한 부분이 있어 아쉽게도 한 달 일찍 철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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