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구호활동 중단·의료건강서비스 축소 홍역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미국이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지원을 대폭 삭감함에 따라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江) 서안에서 구호활동을 펴고 있는 이 기구 직원들이 대량 해고됐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은 기존 지원금에서 수천만 달러(수백억원 상당)를 삭감했고 이에 따라 UNRWA는 직원 해고와 구호활동 중단 등 조치를 취했다.
해고된 직원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활동 중인 154명과 가자 지구에서 일하는 113명이다.
이들 이외에 가자 지구에서 구호활동을 펴고 있는 직원 580여 명은 파트타임 직원으로 신분이 바뀔 예정이다.
가자 지구 주민들을 상대로 한 지역 정신건강서비스 프로그램 축소도 불가피하다.
미국은 올해 UNRWA에 6천만 달러(671억원 상당)를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모두 3억6천만 달러(4천29억원 상당)를 지원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측이 더이상 평화협상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원금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들어가고 있다고 비난한 이후 지원금이 삭감됐다.
UNRWA는 삭감된 지원금을 자체 충당하지 못하면 의료 및 교육서비스를 감축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UNRWA가 운영 중인 각급 학교 재학생 52만6천 명이 개학 연기로 제때 학교에 다니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 거너스 UNRWA 대변인은 "미국의 지원 삭감 조치는 생명을 위협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견디기 힘든 인도주의적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며 "UNRWA는 의료 등 핵심 서비스는 꾸려갈 수 있지만 학교 문을 열기에는 재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UNRWA는 50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교육 및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니콜라이 믈라데노프 유엔 중동특사는 지난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을 통해 UNRWA의 재정난이 심각하다며 미 행정부에 지원 감축 조치를 풀어달라고 촉구했다.
미 행정부는 가자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주의적 위기 탓에 이 지역에서 불안감이 확산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여 년 이상 가자 지구를 오가는 인력과 상품의 이동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미 행정부는 UNRWA에 대한 지원 삭감과 무관하게 최근 가자 지구 경제난을 완화하는 쪽으로 주도권을 쥐고 협상을 시작하는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는 미국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이후 미국을 더는 솔직한 평화 중재자가 아닌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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