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리튬 이차전지용 실리콘 소재의 수명을 늘릴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박수진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미국 북태평양국가연구소(PNNL), 펜실베이니아주립대와 공동으로 '깨지지 않는 넓은 평면 모양 실리콘'을 개발하고 성능 향상 원리를 규명했다.
실리콘은 현재 리튬 이차전지의 음극 소재로 사용되는 흑연보다 10배 이상 용량이 크고 작동 전압이 낮아 고에너지 배터리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실리콘을 충전하면 3배 이상 부피가 팽창하면서 깨지거나 부서져 배터리 성능을 저하하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실리콘 나노시트(Silicon nanosheet), 즉 매우 얇은 종이처럼 된 평면 실리콘을 만들어 그 위에 탄소층을 코팅해 이런 단점을 해결했다.
탄소가 실리콘과 달리 충전해도 10% 미만으로 팽창하는 점을 이용해 실리콘의 부피 팽창을 억제하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이 실제로 이차원 실리콘 소재를 충전하자, 수평 방향으로는 조금만 부풀고 수직 방향으로 더 많이 팽창했다가 방전할 때는 실리콘이 수축하면서 물결 모양의 주름 구조가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주름 구조가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사실도 관찰했다.
연구팀이 주름 구조 실리콘을 음극 소재로 쓴 배터리를 충·방전해봤더니 터지거나 깨지지 않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도 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실리콘은 부풀고 줄어드는 과정에서 충격이 쌓여 쉽게 깨지는데, 주름이 이런 충격을 흡수해 안정적으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물결치듯 주름진 구조가 실리콘 소재의 회복력을 부여한다는 걸 최초로 입증한 연구"라며 "부피팽창률이 높은 다양한 배터리 소재에 적용할 수 있고, 휘어지는 이차전지 분야에도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BK21플러스 사업'과 LG연암재단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 내용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서(Nature Communications) 7월 26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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