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판준비기일서 사실관계 인정했지만 법리 다퉈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기무사령부의 댓글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배득식(64) 전 기무사령관 측이 부하 직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게 아니라며 법리적으로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 전 사령관의 변호인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사실관계는 다투지 않는다"면서도 혐의 부인 입장을 보였다.
배 전 사령관은 2011년 3월부터 2013년 초까지 '스파르타'라는 이름의 기무사 내 공작조직을 통해 정치 관여 댓글 2만여 건을 게시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이른바 '극렬 아이디' 수백 개의 가입정보를 조회하고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 수십 회를 녹취해 청와대에 보고하는 등 기무사 직무와 무관한 불법 활동을 시킨 혐의도 있다.
배 전 사령관의 변호인은 그러나 "댓글 내용 중엔 직접 군과 관련된 것들도 있었다. 아이디를 확인한 것도 게시자가 현역 군인인지,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기무사의 업무 일환이었다는 취지다.
변호인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상대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게 해당 범죄의 구성요건인데, 상명하복 관계인 군대에서 지시·감독하에 한 행위가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다투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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