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지역구 찾은 노회찬…떡볶이 먹던 시장에서 노제

입력 2018-07-26 17:55  

마지막으로 지역구 찾은 노회찬…떡볶이 먹던 시장에서 노제
창원 자택, 자주 들렀던 동네시장, 성동조선 천막 농성장 들러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시민과 마지막으로 만났다.
별세 나흘째이자 발인을 하루 앞둔 26일 빈소가 있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출발한 고인의 영정은 오후 4시 30분께 지역구인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도착했다.
김영훈 정의당 노동본부장이 고인이 생전에 타던 차로 영정을 모셨다.
그는 영정을 가슴에 안고 가장 먼저 고인의 자택인 성산구 반림동 아파트를 찾았다.
노 의원이 서울에서 창원성산으로 국회의원 지역구를 옮긴 2016년 4·13 총선 때부터 전세로 머물던 20평대 조그만 아파트다.
김 본부장은 영정을 안고 비어있는 안방과 거실 등 자택 구석구석을 천천히 둘러봤다.
영정은 이어 자택 앞 동네시장인 반송시장으로 향했다.
고인은 생전에 장을 보거나 족발, 떡볶이를 사고 지역민들과 막걸리를 한잔 씩 하려고 반송시장을 자주 들렀다.
한 상인은 "노 의원께서 시장에 오시면 항상 떡볶이 3천원 어치를 사 드시곤 했다"고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노제 상에 올린 술과 음식은 시장상인회가 정성껏 차려 올렸다.



상인들은 "항상 서민을 위해 애쓴 분인데 이것밖에 해드리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제를 마친 고인의 영정은 경남도청 앞에서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농성 중인 성동조선해양 노조 천막을 찾았다.
지난 14일 주말을 맞아 지역구에 내려온 고인이 폭염에 지친 성동조선 노조원들을 격려했던 그 장소다.
그는 미국 출장 전날인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성동조선 회생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할 정도로 실직 위기에 놓인 이 회사 노조원들을 각별히 챙겼다.
영정은 이어 민주노총 경남본부, 국회의원 사무실, 정의당 경남도당을 둘러본 뒤 성산구 한서병원 앞 문화마당에 있는 시민분향소에 도착했다.
분향소에 모인 시민들은 추모제를 열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김영만 6·15 공동선언실천 경남본부장의 조사에 이어 김유철·오인태 시인은 추모시를 낭독했다.



sea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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