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대변자 노회찬, 고맙습니다. 편히 쉬소서"(종합)

입력 2018-07-26 19:46   수정 2018-07-26 20:51

"민중의 대변자 노회찬, 고맙습니다. 편히 쉬소서"(종합)

지역구에서 추모제, 시민 수백 명 참석해 '마지막 작별'
추모제 앞서 창원 자택, 동네시장, 성동조선 천막 농성장 들러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민중의 대변자, 누구보다도 부지런했고 강했던 노회찬, 이렇게 가시나요. 고맙습니다. 편히 쉬소서. 안녕"
시인 김유철 씨는 26일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시에서 열린 시민 추모제에서 고인에게 마지막 글을 썼다.
고인의 친구, 지인들은 금관악기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애절하게 연주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6일 자신의 지역구 시민과 마지막으로 만났다.
별세 나흘째이자 발인을 하루 앞둔 이 날 지역구 시민분향소에 모인 시민 수백여 명은 추모제를 열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박종훈 경남교육감, 허성무 창원시장 등 고인과 인연이 있던 지역 기관단체장들,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도 시민들과 함께 땅바닥에 앉아 노 의원을 추모했다.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추모사에서 "모두가 양심을 어기고 사는데 양심과 싸워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 분이 노회찬 의원이었다"며 "양심이 그렇게 목숨보다 소중했느냐"고 애도했다.
그는 노 의원을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양심이었다고 재차 말했다.
추모제에 앞서 고인의 영정은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창원시에 도착했다.

김영훈 정의당 노동본부장이 고인이 생전에 타던 차로 영정을 모셨다.
그는 영정을 가슴에 안고 가장 먼저 고인의 자택인 성산구 반림동 아파트를 찾았다.
노 의원이 서울에서 창원성산으로 국회의원 지역구를 옮긴 2016년 4·13 총선 때부터 전세로 머물던 20평대 조그만 아파트다.
김 본부장은 영정을 안고 비어있는 안방과 거실 등 자택 구석구석을 천천히 둘러봤다.
영정은 이어 자택 앞 동네시장인 반송시장으로 향했다.



고인은 생전에 장을 보거나 족발, 떡볶이를 사고 지역민들과 막걸리를 한잔 씩 하려고 반송시장을 자주 들렀다.
한 상인은 "노 의원께서 시장에 오시면 항상 떡볶이 3천원 어치를 사 드시곤 했다"고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노제 상에 올린 술과 음식은 시장 상인회가 정성껏 차려 올렸다.

상인들은 "항상 서민을 위해 애쓴 분인데 이것밖에 해드리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노제를 마친 영정은 경남도청 앞에서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농성 중인 성동조선해양 노조 천막을 찾았다.
지난 14일 주말을 맞아 지역구에 내려온 고인이 폭염에 지친 성동조선 노조원들을 격려했던 그 장소다.
그는 미국 출장 전날인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성동조선 회생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할 정도로 실직 위기에 놓인 이 회사 노조원들을 각별히 챙겼다.
영정은 이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국회의원 사무실, 정의당 경남도당을 차례차례 둘러봤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관계자는 "고인은 국회의원이기에 앞서 민주노조 운동가, 노동운동의 영원한 동지였다"며 "경남본부 사무실에 들를 때마다 1∼4층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안부를 전하곤 하셨다"고 회상했다.
지역 정의당 당원들은 민주노총 경남본부 옆 국회의원 사무실을 찾은 고인의 영정 바로 옆에 '기호 4번 노회찬'이라고 선명히 적힌 노란색 정의당 점퍼를 올려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sea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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