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언론인에게 성폭행·성추행 당했다" 인터넷에 폭로 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성폭력 피해 고발 운동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동참하는 여성이 중국 언론계, 시민단체, 학계 등에서 잇따르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26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중국주간뉴스' 등 여러 매체의 편집인을 맡은 유명 언론인이자 현재 화중(華中)과기대학 뉴스정보전파학원의 겸임교수인 장원(章文)에게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한 여성의 글이 최근 인터넷에 올라왔다.
이 여성은 지난 5월 장원과 술을 마시고 취하자 장원이 그녀를 자신의 아파트에 데려가 성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의 글이 올라온 후 저명 작가인 장팡저우(蔣方舟)와 한 언론 매체의 체육 담당 기자인 이샤오허(易小荷)가 장원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장원은 "남녀가 함께 술을 마시면 입을 맞추고 포옹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며 피해자들의 행실이 평소에 문란했다고 주장해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을 샀다.
중국 시민단체에서도 성폭력 등을 고발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B형 간염 보유자에 대한 차별 대우 철폐 운동을 펼쳐 이름을 떨친 레이촹(雷闖), 환경단체 '자연대학' 발기인으로 중국 환경운동의 거두인 핑융펑(馮永鋒), 커뮤니케이션 민주화 운동을 펼친 위안톈펑(袁天鵬),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환자에 대한 차별 철폐 운동을 전개한 장진슝(張錦雄) 등이 미투 운동의 대상이 됐다.
이 가운데 레이촹과 핑융펑은 혐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의 주장에 사실을 왜곡한 측면이 있다고 항변했다.
올해 1월 베이항(北航)대학의 유명 교수인 천샤오우(陳小武)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하는 여제자의 글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온 후 중국 학계에서도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여성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형법학연구회 회장이자 베이징사범대학 형사법률과학연구원 원장인 자오빙즈(趙秉志)가 여제자에 부당한 관계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원장직을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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