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홍해상 사우디 유조선 공격…"사우디·UAE 미사일 타격" 경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예멘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는 2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제공항을 드론(무인기) 1대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UAE 정부 측은 이를 즉시 부인했다.
예멘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 방송은 "안사룰라의 '삼마드-3' 드론이 아부다비 국제공항을 26일 세 차례 폭격해 공항 운영과 비행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아부다비 국제공항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공항을 겨냥한 공격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반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예멘 내전이 본격화한 2015년 3월 이후 반군이 UAE를 직접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멘 반군의 근거지인 예멘 북부와 아부다비까지 거리는 약 1천500㎞다.
다만 아부다비 국제공항은 이날 오후 6시27분께(아부다비 현지시간) 트위터에 "오늘 오후 4시께 제1터미널 출국게이트 안쪽에서 보급 차량과 관련된 사고가 났으나 공항 운영과 항공기 이착륙엔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글을 올렸다.
이 사고가 예멘 반군의 드론 공격과 연관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부 승객들이 여객기 이착륙이 지연됐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으나 26일 하루 착륙 지연율은 15%로 전날(13%)과 비슷했고, 이륙 지연율은 47%로 전날(67%)보다 낮았다.
예멘 반군 대변인 압둘라 알자프리는 알마시라 방송에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군은 무고한 민간인을 상습적으로 폭격해 죽인다"면서 "오늘 아부다비 국제공항 공격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그들의 만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우리를 조롱하지만 다음에는 적군인 사우디와 UAE의 기간 시설이 표적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위협하면서 "우리가 적들의 주장처럼 종이호랑이가 아니라는 점을 이번 공격으로 증명했다"고 주장했다.
예멘 반군 지도자 무함마드 알리 알후티는 전날 "우리 미사일은 아랍동맹군에 가담한 나라의 모든 항구를 타격할 수 있다"면서 "리야드, 두바이, 아부다비를 모두 비우라"고 경고했다.
UAE와 사우디는 예멘 반군을 격퇴하기 위해 결성된 아랍동맹군을 주도한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예멘 반군이 25일 오후 홍해 입구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운항하는 사우디 초대형 유조선 2척을 미사일로 공격했다면서 홍해를 통한 원유 운송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유조선 1척에 경미한 피해가 났다고 밝혔으나 예멘 반군은 사우디 군함을 공격했다고 반박했다.
예멘 반군은 18일에도 사우디 리야드에 있는 아람코의 정유시설을 공격용 드론 '삼마드-2'로 폭격했다고 주장했다. 아람코는 이날 정유시설에 불이 났으나 기계적 결함이 원인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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