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미국 주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21%나 급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국부동산업협회(NAR)가 이날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말로 끝난 회계연도에 외국인의 미국 주택 매입액은 1천210억달러로 직전 회계연도의 1천530억 달러보다 20.9% 하락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처럼 외국인의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것이 주택가격 상승과 달러 강세, 미국의 대외 정치적 긴장 고조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중국인들은 미국 주택시장에서 여전히 큰 손이었지만 이들의 매입액도 304억달러로 직전 회계연도보다 4% 감소했다. 캐나다인의 매입액은 무려 45%나 줄어든 105억달러에 그쳤다.
최근 미국 기성 주택의 거래는 가격 상승과 재고 감소, 모기지 금리 인상 등으로 부진한 양상이다. 외국인 매수세가 줄어드는 것은 시장의 침체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미국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진 않지만, 뉴욕과 캘리포니아, 플로리다주에서 고가 주택을 활발히 매수하고 내국인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업계엔 중요한 고객이다.
NAR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급감하면서 주택의 거래가격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매입가격의 중앙값은 30만2천300달러에서 29만2천400달러로 떨어졌다. 내국인의 매입가격 중앙값은 이보다 5만달러가 낮은 수준이다.
중국인들의 매입가격 중앙값은 43만9천100달러였다. 중국인들은 아시아계 주민이 많고 대기의 질이 양호하며 유명 대학들이 자리 잡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주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해외 송금을 규제하고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중국인들의 매수 열기도 예전만큼은 못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휴양 혹은 노후 생활을 목적으로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주의 주택을 주로 사들였던 캐나다인들도 지난해부터 퇴조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중개인들은 미국 달러화의 강세, 무역협상을 둘러싼 미국과 캐나다의 정치적 마찰이 캐나다인들을 소극적 자세로 돌아서게 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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