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포스코[005490] 제9대 회장으로 27일 정식 선임된 최정우 후보가 '2권의 노트'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사연이 공개됐다.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이 지난달 차기 회장을 심사하기 위해 꾸려진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 측에 보인 노트 2권이 있었다고 한다.
이 노트에는 최 회장이 그동안 포스코 그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것저것 정리해 놓은 경영 관련 아이디어들이 담겨 있었다.
노트 작성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 회장은 올해 초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발령돼 포항으로 내려간 뒤 자신이 포스코에 36년간 몸담으며 각 분야에서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점, 회사를 둘러싼 우려, 타사에서 배울 점 등을 차곡차곡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포스코는 "최 회장은 권오준 회장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이후로는 회사가 어려울 때 힘을 보태려면 아이디어 노트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포스코의 시대적 소명과 비전을 더욱 구체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조직문화, 사업계획, 대북사업, 사회공헌 등 분야별 전략안도 노트에 담겼다.
특히 가치경영센터장 경험이 경영 전략을 구상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
최 회장은 2015년부터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가치경영센터를 이끌며 그룹 사업 재편, 재무구조 개선, 리튬·양극재·음극재 등 신사업 추진을 담당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 그룹을 이끌어 보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는 신입사원 시절부터 나타났다.
최 회장의 입사 동기생은 75명. 최 회장은 신입사원 시절부터 동기회장을 자처해 지금까지 입사 동기들의 회장을 맡고 있는데, 신입사원 때부터 '나중에 회사 회장이 되겠다'고 말해왔다고 한다.
최 회장이 지난달 회장 후보로 선정됐을 때 입사 동기들 사이에서 "회장이 되겠다더니 진짜 회장이 됐다"며 놀라움 섞인 축하 인사가 나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또 포스코는 최 회장과 김학렬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사이의 인연도 소개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70년 경남 고성군 회화중학교 입학식에서 수석입학생이었던 최 회장에게 김 전 부총리가 상장을 준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김 전 부총리는 여름방학이 되면 고성에 있는 자신의 집에 고성군 중고등학교 전교 1등 학생들을 초대해 합숙훈련을 하기도 했는데, 그 모임 이름이 화랑도를 본뜬 '뉴화랑'이었다.
뉴화랑 구성원이었던 최 회장이 훗날 1983년 입사해 회사 홍보센터에 걸린 흑백 사진 속에서 김 전 부총리를 발견하고는 '10여 년 전의 인연이 필연이 돼 나를 여기로 이끈 것이 아니냐'는 마음에 연수원 첫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고 포스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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