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와중 트럼프 재선 유세용 깃발 중국에 주문

입력 2018-07-27 11:29  

무역전쟁 와중 트럼프 재선 유세용 깃발 중국에 주문
발주품도 관세부과 가능성…트레이드마크 모자도 가격 올라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2020년 대선에 사용할 유세용 플래카드 제작을 중국 업체에 발주했다. 자칫 이 플래카드도 관세부과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27일 로이터통신과 둬웨이(多維)망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安徽)성 푸양(阜陽)시의 중소 플래카드 제작업체인 자하오(佳豪)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재선 도전에 사용할 플랫카드 9만장의 제작을 발주 받았다.
주문 품목은 트럼프 대통령 진영이 재선 구호로 삼기로 한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 배너와 '트럼프 2020' 소형깃발이다.
특히 이 주문이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부과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 회사 야오위안위안(姚媛媛) 경리는 "3월은 비수기인데 대규모 주문을 받았는데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며 "구매자 입장에서는 현재의 싼 시세를 이용해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주문을 내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깃발 가격은 개당 1달러인데 트럼프가 계속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가격경쟁력을 우위로 삼고 있는 자하오로선 더 이상 주문을 받을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야오 경리는 주장했다.
자하오는 2015년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과 대선에 출마했을 때에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플래카드 제작을 맡은 바 있다.
야오 경리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장사는 꽤 잘 됐다"면서 "하지만 트럼프가 계속 중국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반(反) 중국 인사들을 지지하게 되면 더이상 그의 주문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마다 작은 애국심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의 이런 방식은 미국 경제를 개선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 모자에도 관세 불똥이 튀어 가격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10% 관세부과 대상에는 모자 제품이 포함됐는데 이로 인해 대부분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생산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모자에도 10%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모자의 미국내 가격이 12달러(약 1만4천원)에서 20달러(약 2만3천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수입상들은 가격이 오를 것에 대비해 이 모자의 비축에 나섰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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