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65년만에 北서 귀환한 미군 유해 55구, 고향길 오른다

입력 2018-07-2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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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65년만에 北서 귀환한 미군 유해 55구, 고향길 오른다
오산 미 공군기지서 주한미군 등 1천여명, 경례로 유해 맞이
미군 유해, 오산서 하와이로 옮겨 신원확인작업 후 가족품에



(오산·서울=연합뉴스) 외교부 공동취재단 이상현 기자 =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 오전 10시57분.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가 오산 공군기지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전쟁 참전 미군 병사의 유해를 싣고 돌아오는 임무를 받고 이날 새벽 5시 55분께 북한으로 향한 수송기였다.
북한 현지에서 인수인계 절차를 마치고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이륙한 이 수송기에는 65년 만에 고국을 찾게 될 미군 병사 유해 55구가 실려 있었다.
미 수송기가 남한 영공에 들어서자 전투기 2대가 호위했다. 이들 전투기는 미 공군 소속인지 우리 공군 소속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른 오전부터 오산 공군기지에는 약 1천여명의 기지 관계자와 군인, 가족들이 자리해 유해 송환을 기다렸다.
수송기는 오전 11시께 오산 공군기지에 내려앉아 천천히 활주로를 돌기 시작했다. 착륙에 맞춰 대기하던 연합사 깃발과 태극기, 성조기를 든 의장대와 11명씩 5열을 이룬 연합사 소속 군인 55명이 행진을 시작했다. 수송기가 의장대 앞에 정지하자 의장대는 경례로 맞았다.
수송기 뒤쪽 문이 열리자 대기하던 55명 병사가 11명씩 수송기에 올랐다.
곧이어 파란색 유엔기로 감싼 유해함을 두 손으로 정성스럽게 하나씩 받쳐 들고 수송기에서 내린 병사들은 20m 거리에 미리 준비된 6대의 스타렉스 차량에 유해함을 차곡차곡 옮겨 실었다.
유해 55가 귀환하기까지 무려 65년이 걸렸지만, 수송기에서 차량까지는 불과 약 15분이 걸릴 뿐이었다.
옮기는 절차가 마무리되고 의장대와 병사들은 '차렷' 구령과 북소리에 맞춰 먼저 공군기지 본부 건물 방향으로 이동했으며, 그 뒤를 스타렉스 차량이 한 대씩 뒤따랐다. 기지 관계자는 활주로에서 400m 거리에 보관소가 있다고 전했다.
유해를 실은 차량이 천천히 움직이는 동안 이동 경로에 열 맞춰 서 있던 사병 80여 명은 차량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경례 자세를 유지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광범위한 협조로 이루어진 성공적인 임무였으며 이제 우리는 전사한 장병들의 유해가 본국으로 송환 되기 전 이들의 명예를 추모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브룩스 사령관 주관으로 다음 달 1일 오후 5시 공식 추모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 직후 유해는 신원확인작업을 위해 하와이 소재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 및 실종자확인국(DPAA)으로 옮겨진다.
이번 송환은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북미가 합의한 '전쟁포로·전쟁실종자 유해송환'의 첫 실질적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유해송환은 2007년 4월 빌 리처드슨 당시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을 통한 미군 유해 6구 송환 이후 11년 3개월 만이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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