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선전으로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감↑
"설레는 첫 아시안게임…금메달 위해 최선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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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올림픽보다 어렵다는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의 바늘구멍을 뚫고 지난 4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낸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은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도 긴장을 풀지 못했다.
대장정을 마친 선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김성훈 대표팀 총감독의 격려를 듣는 동안에도 까까머리 이등병 이우석은 혼자 군기가 바짝 든 표정으로 꼿꼿이 서 있었다.
쟁쟁한 대선배들 틈에서 얼어있던 막내 이우석은 3개월여가 지난 지금 태극궁사 차세대 간판으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월드컵 2차 대회에선 세계랭킹 1위인 대표팀 선배 김우진(청주시청)을 결승에서 꺾고 2관왕에 오르는 등 세 차례의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직 끝나지 않은 아시안게임 엔트리 내부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고, 상위 선수들만 출전하는 월드컵 파이널 출전권도 꿰찼다. 세계랭킹도 김우진에 이어 2위까지 올랐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막바지 담금질 중인 이우석은 서면 인터뷰에서 "월드컵 개인전 결승에 진출했을 때가 가장 기뻤다. 김우진 선수랑 붙어서 금메달 생각을 못했는데 막상 따고 나니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양궁을 시작한 이우석은 어릴 때부터 이미 '신궁'의 기운을 풍겼다.
인천 선인고 재학 중이던 2013년 전국체육대회에서 세계선수권 챔피언 이승윤을 꺾고 5관왕에 올랐고, 이듬해 중국 난징에서 열린 유스올림픽에선 카뎃부(17세 이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대표 선발전에서도 성인 선수들보다 우월한 기량을 보이며 '초(超)고교급' 궁사로 불렸으나, 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표팀 1진엔 들지 못했다.
이번에 드디어 1진 대표팀에 합류해 오진혁(현대제철), 임동현(청주시청), 김우진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 선배들과 선수촌 생활을 했다.
이등병인 이우석은 "국군체육부대 있을 때나 선수촌 있을 때나 훈련 스케줄은 비슷하다"며 "하지만 선수촌에 있으면 형들이 맛있는 것을 많이 사주셔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배들로부터 "훈련할 때 지켜야 할 것과 단체전에서의 마음가짐 등 중요한 부분을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정상급 기량을 지켜온 대표팀 맏형 오진혁이 롤모델이라는 이우석은 "대표팀에서 오래도록 열심히 해서 장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우석이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메달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아시안게임 예선에서 마지막 내부 경쟁을 통과해야 한다.
그는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라며 "첫 출전이라 많이 떨리기도 하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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