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잘 걸리는 한국인, 췌장 크기가 원인"

입력 2018-07-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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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잘 걸리는 한국인, 췌장 크기가 원인"
체격 유사한 30대 한국인·서양인 췌장 크기 비교 결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서양인보다 식사량도 적고 비만도도 낮은 한국인이 당뇨병에 잘 걸리는 것은 췌장의 크기가 작고, 크기가 작은 만큼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팀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체격이 유사한 30대 한국인과 서양인 각 43명의 췌장 용적 등을 비교·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췌장의 크기 및 지방함량과 췌장 베타세포에서의 인슐린 분비 능력, 당대사 능력의 연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췌장의 크기가 12.3% 정도 작은 반면 췌장에 침착된 지방의 양은 22.8% 많았다.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은 한국인이 서양인보다 36.5%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양인과 체형이 비슷하더라도 한국인의 췌장 크기가 절대적으로 작고, 인슐린 분비 능력마저 떨어진다는 것이다.

당뇨병의 원인 중 하나인 췌장 베타세포 기능 저하는 췌장에 손상이 생겨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베타세포는 췌장에 있는 소도라는 세포 무리에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췌장 전체 크기가 클수록 소도의 개수가 많고 베타세포를 통한 인슐린 분비 능력도 좋다고 가늠할 수 있다.
또 췌장 내 침착된 지방이 많으면 지방세포에서 분비하는 염증 유발 물질 사이토카인, 혈관 활성화 물질 등이 베타세포를 감소시켜 췌장의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췌장의 크기가 작아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저하되고, 이와 함께 췌장 내 지방이 췌장 기능을 더욱 악화시켜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므로 당뇨병에 쉽게 노출된다고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임수 교수는 "20세 이상의 한국인 10%(400만 명 추산)가 당뇨병을 앓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서양인에 비하면 식사량이 적고 비만도가 낮음에도 국내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에 대한 새로운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병, 비만 그리고 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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