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불고지죄…앞서 체포된 20대 남성 2명과 함께 구속 수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대한제국 시절 의병장의 후손이며 카자흐스탄 피겨 스케이팅 영웅인 데니스 텐(25) 살해 사건과 관련 세 번째 여성 피의자가 체포돼 수사를 받고 있다고 카자흐스탄 당국을 인용해 카자흐와 러시아 언론매체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날 카자흐스탄 알마티 법원 공보실을 인용해 "지난 25일 법원이 데니스 텐 사건과 관련한 세 번째 피의자 좌나르 톨리바예바의 구속을 허가했다"면서 "그녀에겐 불고지죄와 절도 혐의가 적용됐다"고 전했다.
법원 공보실은 톨리바예바의 범죄 혐의에 대해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았으나 적용된 혐의 조항으로 볼 때 그녀가 주범들의 사전 공모와 범행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죄를 범한 것으로 추정된다.
카자흐 카진포름 통신에 따르면 마라트 아흐메트좌노프 카자흐 검찰차장은 앞서 이날 "데니스 텐 사건과 관련 3명이 구속됐다.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으며 검찰이 증거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법원이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검찰총장이 직접 지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딴 텐은 지난 19일 오후 3시께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던 청년 2명과 다투다가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인은 대동맥 자상에 따른 과다 출혈로 알려졌다.
현지 수사당국은 사건 이튿날 유력 용의자인 누랄리 키야소프(24)와 아르만 쿠다이베르게노프(23)를 체포해 범행을 자백받고 살인과 강도 혐의에 대해 구속수사를 벌이고 있다.
알마티 출신인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으로 활동했던 민긍호의 외고손자다. 그의 성 텐은 한국의 정 씨를 러시아어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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