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C-클래스의 스포츠카 버전 '메르세데스-AMG C 63'

입력 2018-07-30 18:00  

[시승기] C-클래스의 스포츠카 버전 '메르세데스-AMG C 63'

(바트드리부르크<독일>=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압도적인 가속감과 경쾌한 운동능력, 그리고 기분 좋은 배기음의 조화'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북부의 작은 도시 바트드리부르크에서 올해 연말께 국내에 출시될 메르세데스-AMG C 63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차량 시승 행사를 열었다.
AMG C 63은 벤츠의 소형 세단 C-클래스를 기반으로 만들었지만 엔진이나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은 물론, 내장재까지 완전히 다른 차다. 족보를 따지자면 C-클래스 기반의 AMG 버전 중 최상위 모델이다.
다임러그룹의 고성능 차량 자회사인 메르세데스-AMG가 독자 개발한 4.0ℓ V8 바이터보 엔진을 얹고 AMG 스피드시프트 MCT 9G 변속기를 물렸다.
시승 행사에서 기자는 세단과 쿠페, 카브리올레 등 3개 모델을 타볼 기회를 가졌다. 파더보른 공항과 그 주변 도로, 그리고 사설 경주용 트랙인 '빌스터 베르크'를 달려봤다.
트랙 주행은 스포츠 드라이빙의 묘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가속 성능은 압도적이다. 제원상 C 63 S 세단형은 4.0초, 쿠페형은 3.9초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한다.
흔히 '질주한다'고 표현하지만 이런 가속도는 인간의 몸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것이어서 사실 앞으로 뽑혀나가는 느낌에 가깝다. 저항할 수 없는 블랙홀의 힘에 사정없이 끌려들어가듯이.



이 압도적 가속감은 양가적이다. 미친 듯 앞으로 돌진하는 속도는 원초적 주행 본능을 깨우며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인간 육체의 물리적 한계를 훌쩍 넘어선 이 속도는 내 통제 범위를 벗어난 것이란 점에서 동시에 두려움도 불러온다.
트랙 위 AMG C 63은 상투적 표현을 빌리자면 사냥감을 향해 막 추격전을 시작한 들짐승 같았다.
기자가 시승한 빌스터 베르크 트랙은 총연장 4.2㎞에 19개의 코너를 가진 서킷이었는데, 그야말로 전력을 다해 질주하고, 전력을 다해 브레이킹하며 연거푸 코너에 코너를 돌았다.
허리 양쪽을 단단히 움켜쥔 스포츠시트 밖으로 몸을 내동댕이칠 것 같은 원심력의 힘을 버티며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허덕이며 앞차를 따라갔다.
코너를 돌 때마다 차의 후미가 이를 악문 채 관성의 힘에 맞선다. 그저 코너링이 안정적이라는 표현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전신에 전해지는 중력가속도는 1.6t짜리 쇳덩이가 어느 순간 관성을 못 이기고 쭉 미끄러지더라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일 만큼 묵직하다. 하지만 AMG C 63은 버텨낸다. 그러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다시 지면을 움켜쥐고 맹렬히 돌격한다.
모두 여덟 바퀴 트랙을 돌았는데 그중 세 번 뒷바퀴가 관성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끼익' 비명을 지르며 미끄러졌다. 무전기를 통해 인스트럭터의 한마디가 들려온다. "진정해(take it easy)."



차에서 내려 헬멧을 벗으며 내려다보는 메르세데스-AMG C 63은 든든한 사냥의 파트너다.
일반 도로로 나왔다. 모든 코너는 이 차의 민첩함을 증명해줄 증인들이 된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보다 더 빠를 것도, 더 늦을 것도 없이 차의 동체는 도로의 선형을 고스란히 따라간다.
이 차가 선사하는 호사 중 하나는 엔진 배기음이다. 정차해 있을 때면 야수의 낮은 그라울링(growling)처럼, 엔진이 규칙적으로, 경쾌한 리듬감으로 으르렁대는데 그 진동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다 액셀을 밟으면 으르렁댐은 맹렬하고 적대적인 포효로 바뀐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안정적이었다. 물론 아직 회전 반경이 짧은 급한 코너에는 대처하지 못했지만 고속으로 달리도록 설계된 도로에서는 거의 차에 맡겨도 될 만했다.



앞차가 감속하면 같이 속도를 늦췄고, 앞차가 멀어지면 곧장 쫓아갔다. 방향지시등을 넣자 그쪽으로 차선을 변경했다.
벤츠의 반자율주행은 일정한 간격으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 손을 갖다 대도록 하고 이 반응이 없으면 경고음을 울린다.
경고음을 무시하자 차가 알아서 비상등을 켜고 속도를 서서히 늦추더니 결국 차를 세웠다.
디자인은 호사스럽다. 탄소섬유로 만든 스포일러와 사이드 스커트를 장착하고 곳곳에 고광택 크롬을 입혔다. 전면 그릴에는 새로운 디자인인 수직 방향 그릴(파나메리카나 그릴)을 적용했다. 벤츠가 최근 패밀리룩으로 쓰고 있는 후미등 디자인은 미학적 완성도가 높다.
차량 개발을 총괄한 AMG의 롤란트 크로이처는 경쟁 모델인 BMW M시리즈를 많이 연구했느냐는 질문에 "M시리즈와 비교하는 것은 매일 하는 업무"라며 "이제 (시장과 고객의) 평가가 남았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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