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확인서 제출했는데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 최대 규모 항공사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미레이트 항공이 뇌전증(속칭 간질)이 있는 10대 승객의 탑승을 거부했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고 UAE 일간 걸프뉴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뇌전증이 있는 엘리라는 17세 프랑스 소년은 부모와 함께 25일 두바이발 프랑스 리옹행 에미레이트 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이 항공사 승무원은 이륙전 엘리의 증세를 알게 되자 그와 가족을 모두 내리도록 했다.
엘리의 어머니는 "탑승 전 항공사에 전화로 형편을 알리고 만일을 대비해 옆자리가 빈자리를 요청했다"면서 "항공사가 탑승해도 된다는 주치의의 확인서를 요구해 이를 이메일로 보냈는데도 내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크인 카운터와 탑승 게이트에서 아들의 증세를 말했고, 승무원에게 의사 확인서를 보였는데도 승무원은 '확인서는 지상 직원에게 제출해야 한다'면서 보려고 하지 않았다"며 "그 자리에서 승무원과 주치의를 전화로 연결하려고 했으나 승무원이 통화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승무원들이 내리지 않으면 공항 경찰대를 부르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탑승을 거부당한 이들 가족은 두바이 공항 밖으로 나와 하루를 묵은 뒤 이튿날 제네바를 거쳐 리옹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엘리의 어머니는 비행기에서 쫓겨난 직후 이런 사실을 트위터에 게시했고, 에미레이트 항공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29일 걸프뉴스 등 언론에 보낸 사과문을 통해 "엘리의 가족에 끼친 불편에 사과한다"면서 "보통 그런 상황은 승무원이 가늠하기 어려워 자사 의료팀의 자문과 다른 승객의 안전을 최대한 고려해 조치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지원팀이 엘리의 가족과 연락해 무료 호텔과 이튿날 다른 항공편을 다시 예약했다"고 덧붙였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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