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뜨거운 7월을 보내고 있는 두산 베어스의 주전 유격수 김재호(33)가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채웠다.
김재호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팀이 2-1로 앞선 6회말 2사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았다.
한화의 좌완 선발 김범수가 좌타자 2명을 상대로 아웃 카운트 2개를 챙긴 뒤 맞은 우타자였다.
김범수의 투구 수도 90개를 넘긴 상황이라 정석대로라면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보였고, 예상대로 송진우 한화 투수코치는 마운드를 방문했다.
하지만 투수 교체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한화에는 패착이 됐다.
김재호는 볼 카운트 2볼에서 3구째 낮은 직구(144㎞)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시즌 10호 홈런을 터트린 김재호는 이로써 프로 15년 만에 개인 최초로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에 성공했다.
두산의 3-1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귀중한 홈런이기도 했다.
경기 후에 만난 김재호는 "앞선 타석에서도 2볼에서 직구 승부가 들어오길래 이번에도 같은 패턴을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범수의 직구에 계속 타이밍이 늦었는데, 이번에는 타이밍을 빠르게 잡고 평소보다 중심 이동을 많이 한 것이 홈런이 됐다"고 설명했다.
넓게 보면 시즌 중반에 타격폼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
김재호는 "6월에 타격폼을 바꿨다"며 "종전에는 공을 눌러 치는 스윙을 했는데, 손목에 부담이 많이 되더라"며 "그래서 공의 밑부분을 맞히는데 초점을 맞췄고, 그 결과 공에 힘을 더 잘 실을 수 있게 됐다. 발사 각도도 좋아지면서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김재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타율 0.293에 7홈런 50타점 34득점으로 3할 타율 달성에 실패한 데다 8월 말 수비 도중 왼쪽 어깨 인대 손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포스트 시즌에 복귀했지만,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 4삼진에 그치며 마음고생을 단단히 했다.
명예 회복을 벼른 김재호는 올 시즌 목표로 3할 유격수 복귀를 내세웠다. 하지만 올해 3월 6경기 성적은 타율 0.077에 그쳤다.
김재호는 다시 일어섰다. 김재호는 타격폼을 바꾸는 변화까지 도모한 끝에 7월 타율 0.415로 완벽하게 부활하며 시즌 타율을 0.313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홈런을 많이 치면 좋겠지만 홈런 치는 타순은 따로 있다. 많이 살아나가서 기회를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홈런도 나올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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