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세액공제제도 손질…창업·벤처 창업기획자에 비과세 혜택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정부 경제정책 3대 축 중 하나인 혁신성장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기업에 부여하는 세금혜택이 확대된다.
투자나 연구개발(R&D), 창업 등에 혜택을 주고 우수 외국인 기술자에 대한 소득세 면세도 연장하며 기업의 혁신 의지를 북돋는다.
정부는 30일 혁신성장을 위해 기업에 부여하는 각종 혜택 강화 방안을 담은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 신성장기술에 가속상각 적용·R&D 비용 공제 대상 확대해 투자 활성화
정부는 올해 7월부터 내년 말까지 R&D 설비,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 등 혁신성장 투자에 대한 가속상각(기준 내용연수의 50% 이내)을 적용한다.
가속상각이란 자산을 취득한 초기에 감가상각을 크게 해 세금을 덜 내면서(이연) 투자금액을 조기에 회수하는 제도다.
만약 1천200억원 자산의 내용연수가 6년이라면 매년 200억원씩 감가상각을 한다. 하지만 50% 가속상각을 하면 내용연수가 3년으로 단축돼 첫 3년간만 매년 400억씩 감가상각이 이뤄진다.
이렇게 되면 전체 세금 납부 금액은 같지만, 초기에 덜 내 투자금액을 조기에 회수하는 효과가 나타나며, 이자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이상율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적용 업종은 R&D나 신성장기술 업종으로 시행령 개정을 통해 확정한다"며 "과거 사례에 적용해 보면 연간 약 2천300억원 가량의 세금을 기업이 덜 내는 효과가 있으며 연간 이자율을 2.5∼3%로 가정한다면 약 300억∼400억원 이자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신성장동력·원천기술 R&D 비용을 20∼40% 세액공제해 주는 대상에 블록체인, 양자 컴퓨팅 기술 등 4차산업혁명 신기술을 추가한다. 역시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 개정 때 확정한다.
또 신성장기술 사업화 시설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5∼10% 세액공제를 하는 투자세액공제 요건을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 5% 이상에서 2% 이상으로 완화하고 적용 기간도 3년 연장했다.
정부는 아울러 복잡한 설비투자세액공제제도를 단순화하고 신성장산업 투자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재설계한다. 이 제도는 연구·인력개발을 위한 설비 등에 투자할 때 투자금액의 1∼10%를 세액공제해 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6개 영역에 따라 들쑥날쑥한 제도를 2개 영역으로 정비하고 공제율도 통일했다. 올해 일몰이 오는 제도는 3년 더 연장한다.
안전·환경·복지관련 시설은 기업 규모(대·중견·중소)에 따라 1·3·10% 공제하고, R&D·생산성 에너지 관련 시설은 1·3·7% 공제한다.
다만 직장어린이집은 대·중견기업이라도 현행 공제율 10%를 유지한다.
아울러 신성장산업 투자 촉진을 위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설비 등은 공제대상에 추가하고, 유통산업 합리화 시설 등 도입 취지가 달성됐거나 고객관계관리 시스템설비 등 범용화된 시설은 대상에서 제외한다.
정부는 창업·벤처기업 투자 활성화에도 세제혜택을 준다.
초기 창업자 선발·투자·보육을 전문으로 하는 '창업기획자'가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간접 출자로 취득한 벤처기업 등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 법인세를 비과세 한다.
또 창업기획자의 개인투자조합 자산관리·운용 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도 면제 혜택을 준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2019∼2021년 연기금의 코스닥 관련 차익거래 때 증권거래세를 면제한다.
차익거래란 주식의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가 커질 때 고평가된 것은 팔고 저평가된 것은 사들여 차액을 얻는 거래로, 가격 차이를 줄여 시장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이 밖에 정부는 위기 지역 내 창업기업 세액감면 신설, 지역 특구 세액감면 제도를 고용 친화적으로 재설계, 해외진출 '유턴' 기업 세액감면 대상 확대 등 지역투자 활성화 방안도 세법개정안에 담았다.
◇ 외국인기술자 소득세 감면 연장…직무발명보상금 비과세 한도도 늘려
정부는 투자 이외에도 기업이 우수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셰금 혜택을 높인다.
혁신성장을 위한 지식재산 창출 활성화를 위해 직무발명보상금에 대한 소득세 비과세 한도를 현행 연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확대한다.
혁신성장 촉매가 될 해외 우수인력 유치를 위해 외국인기술자에 대한 근로소득세 감면 기간을 현행 2년간 50%에서 5년간 50%로 확대한다.
외국인기술자란 엔지니어링 기술 도입계약에 의한 기술제공자, 외국인투자기업의 연구개발시설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으로 근로자와는 개념이 다르다.
개정안은 외국인근로자에 대해서도 종합소득세율 적용 대신 단일세율 19% 선택이 가능한 특례를 2021년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담았다.
정부는 핵심인력성과보상기금(내일채움공제)에 내는 공제부금에 대해 손금산입을 적용하는 대상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한다.
내일채움공제는 기업이 장기 재직이 필요하다고 지정한 핵심인력 근로자가 5년간 재직한 경우 기업과 근로자가 공동으로 낸 공제부금을 성과보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손금산입이란 기업회계에서는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지만, 세법상 세무회계에서는 비용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포함되는 만큼 과세표준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법인세가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다시 말해 중견기업까지 내일채움공제 납입금 손금산입을 확대하게 되면 그만큼 세제혜택이 확대되고, 내일채움공제를 활용할 유인이 높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정부는 이 밖에 성과공유제 중소기업의 경영성과급 세제지원 신설, 벤처기업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납부 특례 적용기한 연장 등의 우수인력 유치 세제혜택도 이번 개정안에 담았다.
투자와 우수인력 유치 이외에 올해 세제개편안에 담긴 기업 관련 사항은 고용 분야가 눈에 띈다.
중소·중견기업 육아휴직 복귀자의 인건비 세액공제를 신설하고, 고용증대 세제를 청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적용기한을 연장한 것이 그렇다.
또 중소기업 사회보험료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연장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기업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연장한 것도 고용과 관련해 개정안에 새로 담은 내용이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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