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어떤 군인이든 똑같이 행동했을 것"…노조 "목숨 걸고 구조" 반발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지난 2016년 3월 22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연쇄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했을 때 순찰 중에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활동에 나섰던 벨기에 군인들에 대해 벨기에 국방부가 훈장을 수여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벨기에 정부가 "당시 테러 현장 인근에 있던 군인이면 누구든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결정한 데 대해 군대 노조 등 주변에선 "당시 목숨을 걸고 구조활동을 벌였다"며 국방부의 결정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2016년 3월 22일 테러 발생 당시 브뤼셀 공항과 말벡 지하철역 근처에서 순찰 중이던 군인 30여명은 테러가 발생하자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부상자 구조 및 현장복구 작업에 참여했다.
이들의 직속상관은 이들에 대한 서훈을 추천했으나 벨기에 국방부는 훈장을 수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벨기에 국방부 대변인은 "테러 당시 군의 활약은 대단했지만 어떤 군인이든 똑같은 방식으로 행동했을 것"이라면서 벨기에 국방부는 '영웅 만들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대 노조 등은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들 군인의 임무는 현장 주변을 순찰하고 경찰을 지원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들은 테러 발생 이후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즉각 심각하게 피해를 당한 공항 지역으로 달려가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부상자들을 돌봤다"며 훈장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군인 가운데 7명은 브뤼셀 공항에 이어 말벡 지하철역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 달려가 희생자를 돌보고, 다른 사람들의 대피를 도왔다.
또 다른 한 명은 작년 7월 브뤼셀 중앙역에서 폭탄테러를 기도하는 용의자를 무력화해 테러를 방지했으나 이 군인 역시 훈장 대상에서 제외됐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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