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는 아데랄(Adderall) 같은 중추신경 자극제(각성제)가 쓰인다.
그런데 이 각성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시험을 앞둔 대학생의 약 30%가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ADHD 각성제가 시험성적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단기기억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드 아일랜드대학의 리저 웨이언트 심리학 교수 연구팀이 1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8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두 차례에 걸쳐 5시간씩 학습을 하게 하면서 한번은 학습 전에 30mg짜리 표준 아데랄을, 또 한 번은 위약을 먹게 한 뒤 주의력, 집중력, 기억력, 사고력 등을 테스트했다.
아데랄을 먹었을 때는 위약이 투여됐을 때보다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등 뇌에 대한 생리학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이와 함께 주의력과 집중력도 개선됐다.
그러나 이러한 생리학적인 효과는 사고력, 기억력, 문제 해결 능력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독해력, 암기력, 읽기 유창성(reading fluency)은 위약을 먹었을 때와 차이가 없었다.
읽기 유창성이란 글을 빨리, 정확하게 읽으면서 글의 의미와 주제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작업기억(working memory)은 아데랄을 먹었을 때가 오히려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기억이란 뇌로 들어온 여러 가지 정보를 사용하기 위해 잠시 저장해 두는 것으로 단기기억을 말한다.
ADHD 아이들은 작업기억, 주의력, 자제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들의 신경 활동이 저조한 경우가 있는데 이때 아데랄 같은 각성제를 투여하면 신경 활동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웨이언드 교수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 뇌 부위들의 신경 활동이 정상인 사람에게는 이 약이 인지기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며 오히려 인지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다시 말해 이 약은 잘못된 곳이 있어야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데랄은 주성분이 암페타민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먹으면 심장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웨이언트 교수는 경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조제법'(Pharmac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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