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기구, 혼돈의 니카라과 특위구성·대부차단 등 추진"

입력 2018-07-30 10:04  

"미주기구, 혼돈의 니카라과 특위구성·대부차단 등 추진"
EFE통신 등 보도…"돈줄 죄고 회원국 박탈 옵션도 고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3개월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면서 4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중미 니카라과의 사태 해결을 위해 미주기주(OAS)가 특별위원회 결성과 미주개발은행(IDB)의 융자 차단 등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
34개 OAS 회원국 중 미국을 포함한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등 8개 정회원국이 이러한 대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스페인 EFE 통신을 인용해 쿠바의 독립매체인 아바나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대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OAS는 다음주 투표와 결의안 채택을 거쳐 위원회를 결성한 뒤 최대 12개 회원국이 소속된 사절단이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니카라과를 방문하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IDB가 '돈줄'을 죔으로써 오르테가 정권에 경제적 압력을 가하는 것도 차선으로 논의되고 있다.
IDB는 현재 6억2천400만달러(약 6천950억원) 규모의 과테말라 채권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IDB는 2009년 온두라스에 쿠데타가 발생해 마누엘 셀라야 당시 대통령이 축출됐을 때 일시적으로 대부를 동결한 적이 있다.
이밖에 미주민주헌장에 의거, 니카라과에 민주 질서를 심각하게 침범하는 헌법 질서의 변화가 있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뒤 궁극적으로 회원국 자격을 박탈하는 '강경한' 대책도 미국 주도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아나바타임스는 전망했다.
미주민주헌장은 2001년 OAS 특별총회에서 라틴아메리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쿠데타 등 민주제도를 파괴하는 행위 등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인권유린 보호장치 신설, 빈부 격차 해소, 공명선거 감시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아 채택했다.





한편, 오르테가는 레오폴도 브레네스 추기경이 이끄는 가톨릭 주교단이 주도하는 자체 중재위원회에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내놨다고 CNN 스페인어판과 마이애미헤럴드가 이날 보도했다.
오르테가는 "브레네스 추기경과 함께 국제기구를 접촉하고 있다. 중재위원회에 힘을 더욱 싣는 방안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오르테가의 이러한 제안은 중재 과정에서 주교단의 힘을 약화하려는 노림수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마이애미헤럴드는 분석했다.
그러나 유엔과 EU를 포함한 미주기구 등이 참여해 강력한 역할이 주어지면 오르테가가 독립선거위원회와 국제 옵서버의 참관하에 조기 대선을 치르게 하는 압력을 넣을 수도 있을 것으로 마이애매헤럴드는 전망했다.
앞서 28일에는 수도 마나과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오르테가 당국의 강압적인 시위 탄압을 저지하고 중재 노력을 기울이는 가톨릭 주교단을 지지하는 연대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는 복음주의 기독교도인들과 비기독교인들도 성모 마리아의 사진과 니카라과 국기를 들고 참가했다.
오르테가는 주교단이 쿠데타를 획책하는 테러리스트 집단을 돕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시위는 지난 4월 중순 정부의 연금축소 개혁안에 대한 반발로 촉발해 강경 진압이 이어지면서 대통령 퇴진과 조기 대선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운동으로 확산했다.
1984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이후 통산 4선이자 3연임을 하는 오르테가는 퇴진 요구를 거부하면서 임기인 2021년까지 대통령직을 맡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니카라과 인권단체협회에 따르면 시위 과정에서 448명이 사망했고, 사망자 중 360명이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중 338명이 시민으로 파악되고 있다.



hope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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