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등산객 5명은 전날 하산…연락두절 신고 없어"
현지 재난당국 "사망자는 최소 14명, 부상자는 162명"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유명 휴양지인 롬복 섬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외국인 등산객 수백 명이 산중에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데틱닷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롬복 섬의 최고봉인 린자니 화산에는 현재 등산객 266명이 대피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린자니 화산 국립공원(TNGR)의 수디요노 소장은 "27∼28일 입산자는 외국인 617명을 포함해 모두 820명이었다. 이 중 29일 밤까지 하산한 인원은 554명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에 따르면 산 정상 화산호수 주변 지역 도로가 산사태로 차단되는 바람에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진 발생 당시 태국 관광객 6명과 함께 정상 인근에 있었다는 현지인 짐꾼은 "길이 완전히 막혀서 호수에서는 바깥으로 나올 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디요노 소장은 산세에 밝은 길잡이와 짐꾼들이 여진과 산사태에 대한 공포로 입산을 거부하거나 지진 피해를 본 가족을 챙겨야 할 상황이 된 점도 신속한 구조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행히 린자니 화산에 고립된 한국인 관광객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린자니 화산에 올랐던 한국인 등산객 5명은 전날 무사히 하산해 숙소로 복귀했고, 이후 한국인이 연락 두절 중이란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군, 경찰과 협력해 30일 낮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높이 3천726m로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화산인 린자니 화산 인근에서는 전날 오전 6시 47분(현지시간)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역에선 19분 뒤인 오전 7시 6분께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110여 차례의 여진이 뒤따랐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이로 인해 최소 14명이 사망하고 16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대부분 현지 주민이었지만 말레이시아 국적의 30세 여성 관광객 한 명도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상자들은 대부분 무너진 집에 깔리거나 파편에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지진과 화산 분화가 빈발한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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