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마주하는 '황금도시' 엘도라도 진짜 얼굴은(종합)

입력 2018-07-30 16:30   수정 2018-07-30 16:30

서울서 마주하는 '황금도시' 엘도라도 진짜 얼굴은(종합)

국립중앙박물관서 콜롬비아 황금박물관 소장품 322점 첫 소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온몸에 황금을 칠한 사람이 호수 가운데로 뗏목을 타고 가 황금과 에메랄드를 던진다."
16세기 잉카와 아스테카 문명을 약탈하고도 만족하지 못한 스페인 정복자들은 안데스 산맥 너머서 들려오는 새로운 금빛 소문에 흥분했다.
황금을 온몸에 바른 사람을 뜻하는 엘도라도는 어딘가에 있을 황금도시를 의미하는 단어로 곧 바뀌었다.
황금도시로 지목된 보고타 북쪽 과타비타 호수로 달려간 사람마다 물 퍼내기를 반복했지만, 제대로 건져 올린 것은 없었다.
1969년 보고타 남쪽 한 동굴에서 금가루로 치장하고 뗏목에 올라탄 족장을 표현한 황금 공예품, 즉 '무이스카 뗏목'이 발견되고서야 엘도라도 정체가 무이스카인들이 호수에서 행한 의식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수백 년간 수많은 이를 홀린 엘도라도의 무대, 콜롬비아 원주민 유물을 국내에 소개하는 전시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30일 개막했다.
특별전 '황금문명 엘도라도- 신비의 보물을 찾아서'는 황금 장신구 등 콜롬비아 황금박물관 소장품 322점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미 49개국에서 200차례 이상 순회전을 마친 콜롬비아 황금박물관 소장품을 디지털 아트 등을 접목해 새롭게 큐레이팅했다.
'무이스카 뗏목'을 중심으로 황금 이야기를 담은 7분 길이 영상을 3면 스크린으로 전시 도입부에 배치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콜롬비아 원주민들 무덤을 수백 년간 지켜왔다는 밀림 속 거석상을 지나면, 전시가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황금으로 된 새, 재규어, 도마뱀 등 동물 장식과 생활용품은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 인식한 콜롬비아 원주민의 삶을 보여준다.
악령을 물리치고 날씨를 관장한 샤먼의 존재는 다채로운 황금 장신구와 문신 도구, 장례용품들을 통해 우리에게 생생하게 다가온다.
박쥐인간 장식을 비롯해 어둠 속에서 빛나는 황금 유물들은 독특한 표정과 섬세한 솜씨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해외로 나간 적이 없는 '무이스카 뗏목'은 이번 전시에서도 제외됐다.
콜롬비아 원주민에게 황금은 인간의 탐욕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신을 만나기 위해, 혹은 신에게 바쳐야 할 소중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날 언론설명회에서 "황금을 물질의 대명사로 생각하지만 유물 하나하나에 콜롬비아 원주민들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라면서 "(물질로서) 황금이 아니라 그 사람들의 정신을 봐달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12년 특별전 '마야 2012'에 이어 6년 만에 개최하는 중남미 문명 특별전이다.
박물관은 이번 엘도라도 특별전을 계기로 2020년 콜롬비아 황금박물관에서 한국 문화재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황금문명 엘도라도' 전은 10월 28일까지. 문의 ☎ 02-2077-9000.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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