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러 준비 관측도 제기…현지 소식통 "특이 동향 없어"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유철종 특파원 = 북한 고려항공이 30일(현지시간) 여객기와 수송기 등 5대의 항공기를 연이어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례적으로 운항한 것으로 파악돼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려항공은 통상 월요일과 금요일 주 2회 평양∼블라디보스토크 구간을 왕복하는 정기노선 여객기만을 운항해 왔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홈페이지에 게재된 운항 일정에 따르면 이날 평양에서 출발한 고려항공 소속 IL-76 수송기 3대가 각각 오전 9시, 낮 12시30분, 오후 4시30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도착했다.
IL-62 1대와 투폴례프(Tu)-154 1대 등 여객기 2대는 각각 이날 오전 11시와 오후 4시 40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내렸다.
뒤이어 IL-76 수송기 2대는 이날 오전 11시30분과 오후 3시 각각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평양으로 돌아갔으며, IL-62 여객기 1대도 낮 12시20분 귀국길에 올랐다.
다른 Tu-154 여객기 1대와 IL-76 수송기 1대는 각각 오후 7시와 7시 10분에 출국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공보실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오늘 북한 고려항공 소속 2대의 여객기와 다른 몇 대의 화물기가 평양에서 온다"고 밝혔을 뿐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NK뉴스는 최근 몇 주 사이 고려항공이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에 추가 운항편을 간헐적으로 운영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북한 고려항공이 이처럼 많은 항공기를 한꺼번에 블라디보스토크로 운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여객기는 평소 평양∼블라디보스토크 구간에 투입되던 Tu-204 기종이 아닌 IL-62 기종이었다.
IL-62는 평소 해당 구간에 투입됐던 Tu-204 기종보다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언론 매체는 북한 항공기 대규모 운항이 이달 중순 열렸던 북한 경제 대표단과 연해주 지역 기업인들 사이의 회담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상업회의소(한국의 상공회의소 격) 대표단은 지난 11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연해주 지역 기업인들과 회담하고 무역·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아무르주, 하바롭스크주, 연해주 등의 러시아 극동 지역을 시찰한 북한 대표단은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저촉되지 않는 교역 품목을 파악해 양국 간 무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북한 항공기 대규모 운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준비와 연관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특히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 온 IL-62 여객기는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와 같은 기종으로 북한 정부에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러한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현지 대북 소식통은 "현재까지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관련한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북한 항공기 운항과 관련한 상세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kimhyo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