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 6개월 새 20% 추락…"단기성과 급급 보다 일관성 있는 지원정책 필요"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최근 코스닥시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제2의 코스닥 벤처 붐'이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올해 1월 29일 연고점 927.05로 10년 만에 전고점을 갈아치웠으나 지난달 25일 장중 744.11로 연중 최저치로 추락했다. 지수 낙폭은 6개월 새 20%에 이른다.
이달 들어서도 코스닥은 지난 16일 740선까지 내려갔다가 17일 77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대표 바이오주가 고평가와 회계 논란에 시달린 데다 정보기술(IT)주도 실적 고점 전망에 수급이 나빠졌다. 여기에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 등 나라 밖 악재까지 겹치면서 낙폭이 커졌다.
이런 추세로 가면 정부가 목표로 한 '제2의 코스닥 벤처 붐' 실현의 꿈이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출범 때부터 코스닥 벤처 붐 조성 목표를 제시하면서 코스닥 활성화 정책도 내놨다. 기관투자가에 세제 등 혜택을 줘 투자를 유도하고 창업기업이 시장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외환위기 이후 1999∼2000년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벤처기업 육성 정책이 글로벌 정보기술(IT)붐과 맞물리면서 벤처 광풍을 몰고 온 것을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작년 11월 21일 취임사와 올해 신년사에서 줄곧 부동산에 몰리는 민간자금을 벤처투자로 유인해 투자 중심의 시장을 조성하고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해 혁신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중기부는 올해 벤처투자 규모가 상반기에 1조6천억원에 달해 연말에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4월에 나온 코스닥벤처펀드(227개) 설정액도 지난달 말 기준 2조9천853억원으로 집계됐다.
홍 장관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정부가 코스닥시장과 벤처 활성화를 통해 제2의 벤처 붐을 일으켜보겠다는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당일 코스닥지수는 바이오주 등 부진에 4% 넘게 떨어지며 '블랙먼데이'를 연출했다.
이틀 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이 시장에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으나 시장은 오히려 부진을 보였다.
이에 시장 일각에선 정부 코스닥 벤처 붐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코스닥·벤처시장이 해외 여건에도 민감해져 변동성이 커졌다며 단기 성과를 위한 붐업전략보다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성 있는 장기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중 정부 때는 코스닥 벤처 붐 직후 코스닥이 급락세로 돌아섰다. 노무현 정부 시기엔 IT 성장 전략과 글로벌 경기 호황에 코스닥도 강세를 보였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오히려 후퇴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선 많은 중소 벤처기업을 키워 성장을 견인하는 정책적 방향은 맞지만, 단기간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다음 정권까지 장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되고 세제 지원 등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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