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대선…'37년 독재' 무가베 퇴진 후 첫 선거(종합)

입력 2018-07-31 01:07   수정 2018-08-03 18:29

짐바브웨 대선…'37년 독재' 무가베 퇴진 후 첫 선거(종합)

음낭가과 대통령과 차미사 야당 대표 접전 양상
야당 후보는 "도시에서 투표방해 행위" 주장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30일(현지시간) '포스트 무가베'를 뽑는 대통령 선거가 실시됐다.
AP통신,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짐바브웨 전역에서 대선 및 총선 투표가 시작돼 오후 늦게까지 진행됐다.
짐바브웨 유권자는 약 550만 명이고 차기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다.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결과를 다음 달 4일까지 발표할 예정이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9월 8일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이번 대선은 37년간 장기집권한 로버트 무가베(94) 전 대통령이 작년 11월 군부 쿠데타로 퇴진한 이후 첫 번째 선거다.
1980년부터 짐바브웨를 철권 통치한 무가베를 뒤로하고 국민이 새 지도자를 직접 선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권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고 줄을 길게 섰다.
타완다 페트루(28) 씨는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단지 이것(투표)을 해야 한다"며 "자식들을 위해 더 나은 짐바브웨를 봐야 한다. 그동안 힘들었다"고 말했다.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이날 짐바브웨에서 선거감시 활동을 벌였다.
EU 참관단 대표인 엘마르 브록은 투표 과정에 대해 "어떤 경우에는 매우 순조로웠고 다른 경우를 보면 완전히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선거 공정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 후보인 넬슨 차미사(40) 민주변화동맹(MDC) 대표는 야권 지지성향이 강한 도시에서 투표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선거에는 무려 23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사실상 에머슨 음낭가과(75) 현 대통령과 차미사 MDC 대표의 2파전이다.
아프리카 연구조사기관 '아프로바로미터'가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낭가과 대통령을 지지한 응답자는 40%이고 차미사 대표는 37%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지지율은 3% 포인트에 불과해 승자를 예단하기 어렵다.
집권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 후보인 음낭가과 대통령은 무가베 집권 시절 부통령과 보안·법무·국방장관 등을 지낸 노련한 정치인이다.
작년 11월 초 갑자기 부통령에서 해임된 뒤 해외로 도피했다가 무가베가 전격적으로 사임한 뒤 임시 대통령에 올랐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과거 과격하고 빈틈없는 태도로 '악어'라는 별명을 얻었고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차미사 대표는 올해 2월 모건 창기라이 MDC 대표가 사망한 뒤 야권을 이끌 젊은 지도자로 떠올랐다.
음낭가과 대통령과 차미사 대표가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무가베 전 대통령의 선거 개입 시도가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그는 선거 하루 전날인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적으로 권력을 잡은 사람들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음낭가과 대통령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차기 대통령은 무가베 집권 시절 만연한 부패를 청산하고 민주주의 안착과 경제 회복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짐바브웨 국민은 오랫동안 높은 실업률과 살인적인 물가 상승률로 고통을 받고 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이 백인 농장주의 토지를 몰수하는 바람에 농업기반이 무너졌고 2000년~2008년 사이 국민총생산(GDP)은 거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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