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원로연극인의 업적을 기리고 이들의 연극 인생을 대표하는 작품을 접할 수 있는 무대인 '늘푸른연극제'가 막을 올린다.
한국연극협회는 30일 대학로 이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7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과 아르코예술극장 대·소극장,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제3회 늘푸른연극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연극제는 2016년 '원로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으며, 지난해 '늘푸른연극제'로 명칭을 변경했다.
올해는 배우 전무송·권성덕·오영수, 연출가 강영걸·전승환, 작가 김영무 등 6명 연극계 원로가 참여한다.
정대경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극계를 지켜준 원로 선생님들의 연극적인 성과와 예술성을 배울 수 있는 연극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어려운 연극판이 더 단단해지고 역사를 계승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이 연극제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막작은 아서 밀러 원작의 '세일즈맨의 죽음'이다. 올해 우리 나이로 78세를 맞은 배우 전무송이 '세일즈맨' 윌리 로먼을 연기한다.
전무송은 이 작품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1984년 연출가 권오일 선생의 권유로 이 작품을 한 적이 있다"며 "올해가 권 선생 10주기인 것 같은데 선생님을 기리는 생각에서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그의 사위인 김진만 씨가 연출을 맡고 딸 전현아 씨가 예술감독으로, 아들 전진우 씨는 윌리 로먼의 큰아들 역으로 참여한다.
전무송은 "명실공히 가족극이 될 것 같다"며 "많이 보러 오셔서 저 가족은 어떻게 사는가를 상상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전승환 연출가는 18일부터 24일까지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늙은 자전거'를 무대에 올린다.
전승환 연출은 "올해부터 서울만이 아닌 지역 연극인이 포함됐는데 제가 선정돼 굉장히 기뻤다"며 "제가 선정된 만큼 소임을 다할 것이며 여생을 연극에 꾸준히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가족이 새로 형성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애정이 갔다"며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뜨거운 것을 느꼈고 사랑과 애정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배우 권성덕은 24일부터 9월 2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원작 연극 '로물루스 대제'를 공연한다.
권성덕은 "이 작품을 예전 명동국립극장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적은 있는데 대학로에서는 공연한 적이 없다"며 "대학로에서 이 재미있는 연극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작품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극작가 김영무는 지금까지 공개한 적이 없는 '장씨 일가'를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초연한다.
김영무는 "본격적인 현대 비극을 쓰겠다고 몇 년을 고심해서 이 작품을 썼다"며 "제가 굉장히 아끼던 작품으로 꼭 공연했으면 하는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 오영수와 연출가 강영걸은 함께 연극 '피고지고 피고지고'를 다음 달 7일부터 1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강영걸 연출은 "작품에 등장하는 4명과 이름만 나오는 1명의 인물을 통해 우리의 삶을 아주 평범하게 풀어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오영수는 "50대에 이 작품을 처음 연기했는데 70대에 다시 하다 보니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삶이란 황혼이 깃들수록 날아오르는 것'이라고 하듯이 나름대로 열정을 가지고 남은 시간을 무대 위에서 다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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