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럽 정상들, 콘테 본받아야"…콘테 "트럼프 위대한 협상가"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30일(현지시간) 반(反)이민 정책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미국 안팎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멕시코 국경장벽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신임 콘테 총리도 지중해 난민선의 입항을 거부하고 강경한 난민 정책을 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콘테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나와 콘테 총리는 불법 이민에 맞서서 함께 하고 있다"면서 "강력한 국가에는 강력한 국경이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콘테 총리의 대담한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다"면서 "더 많은 국가 정상들, 특히 유럽의 정상들이 본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콘테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과 미국의 이익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협상가"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불법 이민자들을 일종의 범죄집단(criminal bath)으로 표현하고 "이민 정책과 관련해 이탈리아가 추진했던 혁신적인 접근법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콘테 총리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극우정당 '동맹'과 손잡고 포퓰리즘 연정을 이끌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입항이 거부된 난민 구조선 '아쿠아리우스'호가 지중해를 맴돌다가 결국 스페인으로 향하자 "난민에 대한 강경책이 이제 승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자평한 바 있다.
양국 정상은 대(對)러시아 기조에서도 보조를 맞췄다.
지난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정치적 역풍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든든한 우군으로 얻은 셈이다.
콘테 총리는 "이탈리아는 러시아와의 대화에 호의적"이라며 "미국과 러시아의 직접대화는 근본적인 것으로, 글로벌 안전보장을 위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콘테 정부는 시급한 국제현안 해결과 경제 협력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를 해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 겸 부총리도 최근 "러시아가 주요 7개국(G7)에 복귀하는 게 절대적으로 옳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러시아의 파이프라인 사업과 관련해선 제재를 유지한다는데 양국 정상은 의견을 같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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