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청 이적 정수영 "저보다 후배들과 고향팀 빛내러 왔어요"

입력 2018-07-31 08:22  

하남시청 이적 정수영 "저보다 후배들과 고향팀 빛내러 왔어요"
8월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탈환 목표



(하남=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최근 국내 남자 실업핸드볼에서는 리그 판세를 뒤흔들만한 선수 이적이 진행됐다.
바로 국가대표 라이트백 정수영(33)이 SK를 떠나 신생팀 하남시청으로 옮긴 것이다.
키 185㎝의 건장한 체격에 파워 넘치는 플레이가 주특기인 정수영은 2011년 SK코리아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그해 득점과 어시스트 1위를 휩쓸었고, 지난해 코리아리그에서도 어시스트 1위, 베스트 7등에 이름을 올린 국내 정상급 선수다.
6월 말로 전 소속팀 SK와 계약이 만료된 정수영이 선택한 다음 행선지는 고향 팀인 하남시청이었다.
30일 창단한 하남시청은 관내에 동부초, 남한중, 남한고 등 국내 핸드볼 명문으로 꼽히는 학교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창단식 행사에서 정수영에게 "남한고를 나온 것이 맞느냐"고 재차 확인하자 그는 웃으며 "동부초부터 나왔다"고 답했다.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등 최근 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을 지휘한 임영철 감독이 사령탑에 선임된 하남시청은 정수영의 영입으로 다소 숨통을 트긴 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6개 팀 가운데 최약체다.
임 감독은 이날 행사에서 "솔직히 다른 팀에서 데려온 정수영, 김수환 말고는 전부 핸드볼을 그만뒀다가 이번 하남시청 창단으로 다시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라며 "첫해부터 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팀내 최고참인 정수영의 역할은 그래서 경기력 발휘에만 그쳐서는 곤란하다.
코트 안에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물론 경기장 밖에서도 후배들에게 기량을 전수하고 팀 분위기를 이끌어줘야 한다.
정수영은 "하남시청 실업팀은 사실 하남 출신들의 염원이었는데 이렇게 제가 선수로 뛸 때 창단돼서 너무 좋다"며 "제가 빛나기보다 후배들이 저를 이용해서 더 큰 선수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적하게 됐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남에서 학교를 다닌 이후로도 계속 하남시에서 살고 있다는 그는 "선수 생활 앞으로 길어야 3년 정도로 보는데 고향에서 운동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좋을 것 같다"며 "새로 창단한 팀을 위해 고참다운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도 발탁된 그는 "우리 대표팀 전력이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보다 더 좋아졌다"며 "30대 선수들이 많아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 남자 핸드볼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으나 안방에서 열린 2014년 인천에서는 결승에서 카타르에 졌다.
올해 1월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카타르, 바레인에 이어 3위를 한 우리 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정상 탈환을 목표로 한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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