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ARF계기 북핵 6자 외교장관 집결…사활 건 외교전

입력 2018-07-31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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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ARF계기 북핵 6자 외교장관 집결…사활 건 외교전
FFVD·종전선언 등 北美 로드맵 논의가 관건…남북미 회담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핵 6자회담 참가국 외교장관들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이번주 후반 집결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이 이날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잇따라 싱가포르에 도착한다.
이들은 오는 4일 오후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이를 전후해 양자·다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RF 기간에도 같은 논의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금의 북미 양측의 태도로 볼 때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에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보이며 리 외무상은 미국에 조기 종전선언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미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3∼4일 싱가포르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ARF에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우리의 공유된 책무(shared commitment)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도 이달 6∼7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협의 직후부터 각종 매체를 총동원해 종전선언 체결을 미국에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ARF 등의 각종 회담에선 비핵화·평화구축을 위한 대화 추진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한 관계자는 "미국과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올지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이번 ARF 회의를 둘러싼 전반적 분위기는 남북, 북미 대화를 지지·환영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과 북미, 남북미 3자 회담이 성사될 경우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이 새로운 진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전협정체결 65주년인 지난 27일 미군 유해 55구가 송환됐다는 점에서 북미 양측이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남북미 3자 회담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남북→ 한미→북미 회담 순서로 양자 회담을 개최해 한국의 중재를 축으로 종전선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면, 앞으로 관련 논의가 가속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들 회담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전쟁 종전선언의 시기·주체·방식 등에 대해 큰 틀의 합의를 이룬다면 후속 논의를 거쳐 9월 하순 예정된 유엔총회에서의 남북미 정상 간 만남과 종전선언이 현실화할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의 조치로 일단 계속 (협상이) 진행되는 분위기는 만들어졌지만 미국은 지금 단계에서 종전선언은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며 "싱가포르에서 북한의 핵 리스트 신고 및 비핵화 타임라인 확정과 종전선언을 두고 북미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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