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ㆍ러 이어 이란과도?…정상회담과 사랑에 빠진 트럼프

입력 2018-07-31 11:26  

북ㆍ러 이어 이란과도?…정상회담과 사랑에 빠진 트럼프
위기감 조성 후 정상회담으로 극적 효과 노려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이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제의함으로써 북한 김정은에 이어 다시금 '말 폭탄' 상대와 전격적인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김정은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미국의 '적국' 수장들과 극적인 만남 후 그 성과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정상회담 신봉론을 피력할 만큼 정상회담 효용론에 빠진 모습이다.
시사지 애틀랜틱은 이에 대해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과 사랑에 빠졌다'고 논평했다.
당초 지난 2007년 당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과 북한과 같은 적국 지도자들과 조건 없이 만날 용의가 있다고 표명했을 때 공화당은 물론 같은 당의 힐러리 클린턴으로부터도 '한심스러울 만큼 순진'하다는 평을 받았다.
트럼프 역시 오바마가 미국의 적국에 너무 관대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결국 오바마 방식의 대화방식을 채택했다. 자신은 누구라도 만날 것이며 회담을 신뢰한다고 선언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2016 대선 기간에도 김정은과의 햄버거 회담을 제의하고 지난해 하반기 이란 측에 회담을 제의한 바 있다. 이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회담 제의를 거부했다.



트럼프는 이때부터 미국의 최대 외교 난제인 이란 및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최선의 치유책으로 염두에 둬왔다는 평가이다. 그리고 김정은과 회담 후 지난 수십 년간 지속해온 양국 간 적대감을 지칭하면서 '더는 북한으로부터 핵 위협은 없다'고 선언했다.
푸틴과의 회담 후에도 미-러 관계가 극적인 반전을 이룩했다며 정상회담의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정상회담의 극적인 효과는 분명 보여주기식, 마치 시청률 대박 프로그램을 선호하는듯한 트럼프식 취향에 들어맞는다.
정상회담은 그러나 북한과의 전쟁위협이나 유럽연합(EU)과의 무역전쟁, 그리고 이란과의 대결 등과 마찬가지로 트럼프가 긴장 악화를 통해 오히려 승리를 선언해온 절차의 한 주요 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먼저 말 폭탄으로 분위기를 악화시킨 후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회담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트럼프식 전략인 셈이다.
칼럼니스트 파리드 자카리아는 워싱턴포스트(WP)에 "한쪽으로는 모욕을 가하고 중대한 결과를 경고하면서 한편으로 회담을 성사시켜 결국 자신이 세계를 위기로부터 구해냈다고 자랑한다. 그 위기의 발단은 자신의 발언과 행동이었는데도…."라고 트럼프 전략을 꼬집었다.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에서 정상회담 제의로의 반전은 8개월만에, 그리고 역시 이란에 대한 '전례 없는 파괴'에서 외교 대화로의 반전은 불과 1주일 사이에 이뤄졌다.
흔히 보좌관도 없이 이뤄지는 지도자 간의 1대1 회담 방식은 특히 트럼프가 선호하는 국제문제 처리방식으로 지적되고 있다.
'강압적이고 거래적이며, 고도의 개인화된 쌍방주의'라는 지적으로 정치학자 대니얼 앨런은 "글로벌 정치가 도널드 트럼프와 일련의 거래처럼 행해지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를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전에서 외교 난제인 북한 핵 문제 대해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리고 김정은과 만난 지 수초 만에 김정은을 평가하면서 타결을 선언한 것이다.
북핵 문제에서 6자회담을 절하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란 핵 합의에서도 다국적 합의 방식 대신 이란과 1대1 협상을 제의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관계를 관리하는 데 정상회담이 일정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의 결점은 정상회담이 종종 정상회담 자체에 그치면서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애틀랜틱은 지적했다.
트럼프와 김정은 간의 싱가포르 회담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한 게 분명하지만, 아직 회담의 본래 목적인 북한의 비핵화에 있어 김정은으로부터 획기적인 양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정면 대처하길 거부하면서 오히려 공동성명을 포함한 어떤 구체적 성과도 거두지 못한 채 미국과 러시아 간에 최소한 단기적으로 긴장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30일 CNBC에 이란과의 정상회담에 높은 기준을 설정할 것이라고 밝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정상회담 제의로부터 다소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란 내정의 민주화 등 회담 성사를 위한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만약 이란이 이러한 조건에 미달한 상황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이러한 목표들이 대화만으로 달성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애틀랜틱은 덧붙였다.
트럼프 특유 정상회담 전략이 실질 성과로 이어질지, 보여주기식 쇼에 그칠지는 우선 북핵 문제가 그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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