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원전사업 협상 장기화…도시바, 다른 곳 눈 돌리나(종합)

입력 2018-07-31 17:38  

영국 원전사업 협상 장기화…도시바, 다른 곳 눈 돌리나(종합)
英, 한전에 새 사업모델 제시…수익성·리스크 분석 뒤 인수 여부 결정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한국전력공사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사업 인수 조건을 둘러싼 우리 정부와 영국 정부의 협상이 새 국면을 맞았다.
협상이 길어지면서 원전 매각을 추진하는 도시바가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지했지만, 영국 정부가 한전에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한전의 인수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영국 정부와의 무어사이드 원전 협상을 위해 출국한 문신학 원전산업정책관이 협상을 마치고 31일 귀국했다.
산업부 협상단은 지난 30일 런던에서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를 만나 RAB 모델 도입에 따른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RAB는 영국 정부가 민간 사업자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고 사업자의 재원 조달에 정부 지원을 가능하게 하는 사업모델로, 영국 정부는 신규 원전사업에 이 모델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그동안 논의했던 발전차액정산제도(CfD) 대신 RAB 모델을 중심으로 사업 조건을 협상했다.
산업부는 RAB에서는 영국 정부가 사업 리스크를 분담하기 때문에 한전이 거의 모든 리스크를 떠안는 CfD보다 유리한 모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수익성과 리스크다.
무어사이드 원전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처럼 단순히 원전을 건설해서 넘기면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한전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원전을 지은 뒤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영국 정부에 팔아 투자비를 회수하는 사업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영국 정부에 리스크 완화 방안 등을 요구했지만, 만족할 답을 듣지 못해 협상이 지연됐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RAB 모델 적용에 따른 수익성과 리스크를 분석하기 위한 '공동타당성 연구'를 한전, 도시바, 뉴젠 중심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연구 착수회의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유의미한 연구결과를 도출할 경우 한전의 내외부 심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공동연구를 통해 RAB 모델을 적용한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의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할 경우 인수를 추진하고, 리스크가 너무 큰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인수를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양측은 2∼3개월 안에 공동연구를 마치기로 했다.
산업부는 "한전과 도시바의 공동연구가 완료돼 수익성 및 리스크 경감방안이 확보되면 한전은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사업 참여를 위한 사내 심의절차 및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시바는 새로운 사업모델 검토로 협상이 길어지고 뉴젠의 과도한 운영비 지출이 부담되자 한전 외 다른 사업자와도 협상 기회를 가지려고 지난 25일 한전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통보했다.
한전과 도시바는 당초 올해 6월까지를 우선협상 기간으로 합의하고 최근까지 이를 연장했는데, 한전과의 협상이 틀어질 경우를 대비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제한 것이다.
그러나 도시바는 한전이 새로운 사업방식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임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한전을 최우선으로 해 협상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영국 정부도 "한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준해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을 위한 한국과의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원자력업계에서는 도시바가 한전 외에 별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에서 막대한 손실을 낸 뒤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뉴젠을 서둘러 팔아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업 리스크가 커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영국 언론이 "한국이 무어사이드 원전을 구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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