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원 주고 노숙인 이마에 문신하게 한 무개념 英관광객들

입력 2018-07-31 11:44  

13만원 주고 노숙인 이마에 문신하게 한 무개념 英관광객들
문신가게가 SNS에 사진올려 '들통'…"충격적·역겹다·끔찍"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재미삼아 우리 돈 13만원 가량을 주고 노숙인의 이마에 문신을 새기도록 한 '무개념' 영국인 관광객들의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논란은 스페인 동부 지중해 유명 휴양지인 베니도름에서 최근 발생했다.
신문은 '베니도름 영국 비즈니스협회'(BBBA) 회장인 캐런 말링 카울스를 인용, '남자들만의 파티' 참석차 이곳에 온 영국 관광객들이 폴란드 출신 노숙자에게 고약한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34세 토멕이란 노숙자에게 100유로(한화 약 13만원)를 주고 그의 이마에 일행 중 한 명인 신랑의 이름과 주소를 문신으로 새기도록 한 것이다.
문신 가게에서 진행된 이 작업은 그러나 이 노숙자가 너무 아파하는 바람에 마무리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문신 가게가 '미완성 문신'을 이마에 새긴 노숙자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들통이 났다. 이를 본 베니도름 주민들은 개념없는 행동을 한 영국인 관광객들을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해당 문신 가게도 슬그머니 사진을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남편이 문신 전문가인 카울스는 "충격을 받았다. 인간적 입장에서 이건 역겨운 짓"이라며 "신체적·정서적으로 상처받기 쉬운 이가 처한 상황을 이용해 조금의 돈만 던져주면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게 끔찍하다"고 말했다.
카울스에 따르면 이 노숙자는 황달을 앓고 있었고 몸도 떠는 데다 알코올중독 상태로, 그나마 영국인들에게 받은 100유로 중 쓰고 남은 17유로(한화 약 2만2천원)는 해변에서 누군가에게 강탈당했다.
그는 "누군가 와서 노숙자에게 100유로를 제안하면 노숙자는 그걸 받는다"면서 "그것이 슬프게도 이들과 같이 취약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해외에서 일부 영국 여행객들이 저지르는 (무개념한) 행동들에 대한 더 폭넓은 논의가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흥청망청 시끄러운 파티가 열리는 도시가 아닌 고급 리조트로의 위상 변화를 모색 중인 베니드롬시 의회는 지난 4월 '무개념 행동'을 하는 관광객들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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