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으로 中 목화 농업-면직물 산업 희비 '교차'

입력 2018-08-01 12:56  

'무역전쟁'으로 中 목화 농업-면직물 산업 희비 '교차'
25% 보복관세 부과로 미국산 목화 경쟁력 잃어 중국산 대체
수입원가 높아진 면직물 산업은 해외 이전 전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에서 목화 재배가 확대되겠지만, 면직물 산업은 해외 이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섬유산업이 발달해 한해 800만t의 목화를 소비하는 중국은 전체 목화 소비량의 14%를 미국, 호주, 인도, 우즈베키스탄, 브라질, 그리스 등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 수입하는 양이 가장 많아, 한해 50만t의 목화를 미국에서 수입한다. 이는 중국 전체 목화 수입량의 44%에 해당한다.
그런데 미국이 지난달 6일부터 340억 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맞서 중국도 같은 규모의 106개 미국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공언했고, 여기에는 미국산 목화가 포함됐다.
이는 미국에서 수입하는 목화의 가격이 대폭 오른다는 뜻이다.
현재 중국은 한해 89만4천t의 쿼터가 배정된 수입 목화에 1%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 쿼터를 초과하는 수입량에는 5∼40%의 관세를 부과한다.
중국이 미국산 목화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산 목화의 총 관세는 26∼65%로 뛰어올라 도저히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없게 된다.
이미 이달부터 미국산 목화에 대한 수입 주문은 뚝 끊긴 상태라고 목화 수입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반면에 미국산 목화에 대한 대체재를 찾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인도산 목화에 대한 수입 주문은 예년보다 5배로 폭증해 내년도 주문량이 85만t에 달한다.
하지만 인도산 목화는 미국산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데다 그 가격마저 계속 오르고 있어 미국산 목화에 대한 대체재 기능을 제대로 할지 의문이다.
호주, 브라질 등으로부터의 목화 수입도 호주 북부의 극심한 가뭄 등으로 인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중국 섬유업계는 국내 목화 재배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 산둥(山東) 성 등 중국 내 주요 목화 재배지의 경작 면적을 늘리고 그 품질 향상에 힘쓰면 미국산 목화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 섬유업계와 전문가들의 희망 섞인 관측이다.
산둥 성 빈저우(濱州) 목화전문협회의 왕젠쥔은 "옥수수 재배를 줄이고 목화 재배를 늘리면 목화 수확량은 80%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목화 질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목화 재배 농가가 무역전쟁의 수혜자라면, 면직물 산업은 최대 피해자 중 하나가 될 수 있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고율 관세 부과로 수입산 목화의 전반적인 가격이 올라갈 것을 우려하는 중국 면직물 업계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낮은 동남아 국가에서 미국산 솜을 수입해 방적 작업을 마친 후, 이를 중국으로 다시 수입해 면직물을 완성하면 생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계산이다.
SCMP는 "무역전쟁의 여파로 면직물 산업은 물론 모피, 가죽, 모자, 장갑, 핸드백 등 많은 중국 내 저부가가치 산업이 동남아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모색하고 있다"며 "고율 관세 부과 외에 중국 내 임금 상승과 환경 규제 강화 등도 이들의 '탈중국' 움직임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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