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절대 미국과 만나지 않겠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과 정상회담을 거듭 언급한 데 대해 이란 외무부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국영 IRNA통신에 "미국의 제재와 압박은 대화와 상충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대화하려면 상대를 존중하고 국제적인 의무(핵합의 준수)를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대통령은 자신이 쓸모없는 설전을 벌인 데 좌절했다"면서 "(미국과 대화하려면) 우리는 그가 말하는 방식을 바꾸고 이란 국민을 위협하는 언사를 그만뒀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없는 정상회담을 제안한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란의 역내 개입 중단, 탄도미사일 사찰 등 조건을 제시한 점을 지적했다.
거세미 대변인은 "모름지기 협상이라는 것은 선행 조건이 필요한데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의 언행에선 그런 조짐을 찾지 못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상회담 제안이 선동이 아닌 진심이라고 어떻게 이란 국민에게 증명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이날 트위터에 "유럽연합(EU)과 E3(유럽 3개국, 영·프·독), 러시아, 중국은 독특한 다자간 합의(핵합의)를 성사했다. 핵합의는 작동하고 있었다. 미국은 그 합의에서 탈퇴하고 대화의 장을 떠난 자신을 비난해야 한다. 협박, 제재, 떠들썩한 선전은 효과가 없다. 이란과 국제적 약속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이란 정치권에 영향력이 큰 혁명수비대의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총사령관은 "트럼프 씨, 우리는 북한이 아니다.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면서 "이란과 만난다는 꿈이나 꾸면서 '흑악관'(백악관을 비꼰 표현)에서 살라"고 반대했다.
그는 "이란 정부와 국민은 단결해 최후 승리까지 가혹한 미국의 제재 위협에 맞서 단호하게 저항해야 한다"면서 "이란이 대화를 요청하리라는 미국의 꿈은 절대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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