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기피증 생길 정도로 반성했다"
2일 싱글 '눈을 감아요'로 컴백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연예인은 관심을 먹고 산다. 훌륭한 외모와 노래·연기 실력만으론 부족하다. 화제를 끄는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가수 서인영(34)은 그런 점에서 타고 난 연예인이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출발한 신상녀와 악녀, 센 언니 이미지는 끊임없는 화제를 모았다. 2002년 쥬얼리 멤버로 데뷔해 솔로 가수로 독립하면서 음악적으로 탄탄한 커리어도 쌓았다.
사달이 난 건 지난해 1월. JTBC '님과 함께2'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에게 험한 욕설을 하는 동영상이 퍼졌다. 그는 욕설한 사실을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11월 옛 소속사 스타제국과 전속계약이 끝난 그는 최근 음원사이트 소리바다와 계약을 맺고 새 음반을 준비해왔다.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리바다에서 만난 서인영은 칩거 1년 6개월 만에 컴백 소식을 전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어떻게 비칠지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다 제 잘못이죠. 반성하고 죄책감을 많이 느꼈어요. 18살에 데뷔해서 정신없이 사느라 철이 늦게 들었나 봐요. 좀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겪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욕설 영상이 세간에 알려진 게 억울하진 않았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 "동영상을 유포한 분을 원망한 적도 없다. 제 행동이 잘못된 것이고, 벌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인영은 그동안 집에만 있었다고 했다. 가끔 지인들을 보는 것조차 불편해서 '이러다 대인기피증이 생기는 건 아닌가' 걱정했다고 한다. 자신과 관련된 기사의 비판 댓글도 챙겨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문지방을 넘고 싶지 않아서 강아지들하고만 지냈다. 침대에 그렇게 오래 누워있었던 건 처음"이라며 "친구들이 걱정된다고 집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컴백을 결심하는 건 쉽지 않았다.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고, 스스로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었다.
서인영은 "복귀 시점에는 정답이 없다. 욕을 먹더라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고 기회가 왔을 때 노래해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예능 출연 계획을 묻자 "두려운 점도 있다. 재미있자고 한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모르니까…"라고 말끝을 흐렸지만, "그래도 너무 피하고 싶지는 않다. 가식적으로 '전 원래 착한 아이예요'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고 힘줘 말했다.
서인영은 이제 '노래 잘한다'는 말이 듣고 싶다고 했다. 롤모델로는 가수 심수봉을 꼽았다.
신곡 '눈을 감아요'는 짝사랑의 아픔을 표현한 발라드곡이다. 곡의 전개도, 앨범 재킷 속 의상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과거 히트곡 '신데렐라',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이 강렬한 댄스곡이었던 것과 사뭇 달라진 선택이다. 대신 한층 깊어진 서인영의 목소리가 오롯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최고의 '신상'은 자연스러움인 것 같아요. 그래서 기타에 제 목소리만 얹어서 담담히 불렀어요. 앨범 재킷에도 화장기 없이 자다 일어난 모습을 담았고요. 예전엔 치골 패션, 미키마우스 머리, 높은 힐처럼 온갖 것을 시도했는데 결국 자연스러운 게 제일 좋더라고요."
그는 "이번에는 목표가 없는 게 목표다. 음원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바라지 않는다"며 "대신 꿈이 있다면, '원 모어 타임'처럼 누구나 듣고 좋아할 노래를 한 번 더 내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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