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보스포루스 수영대회 놓고 터키 한인사회 뒷말 무성

입력 2018-08-02 06:02  

삼성 보스포루스 수영대회 놓고 터키 한인사회 뒷말 무성
공관 불참에 불화설 '솔솔'…대회 참가자 사망사고까지 발생
국제통신사 사진 보도에 '삼성' 표기 전무…"타이틀 스폰서 효과 무색"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삼성전자가 터키 이스탄불에서 지난달 22일 개최한 '삼성 보스포루스해협 국제수영대회'를 놓고 터키 한인사회에 뒷말이 무성하다.
이 대회는 아시아와 유럽을 가르는 보스포루스해협을 닫은 채 해협의 아시아해안에서부터 유럽해안까지 약 6.5㎞를 헤엄쳐 건너는 대회다.
터키올림픽위원회가 개최하는 이 대회에 삼성은 올해로 15년 연속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한국 대표기업이 여는 국제적 행사이니만큼 예년 대회에는 주(駐)이스탄불 총영사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이스탄불무역관 수장, 주요 한국기업 임원 등 한인 인사들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들 주요 한국 기관이 대체로 행사에 불참했다.
특히 관례와 달리 총영사관에서 한 명도 모습을 보이지 않아 삼성전자 터키법인과 공관 사이 불화로 총영사관이 행사를 보이콧한 것 아니냐는 추측성 소문이 한인사회에 나돌았다.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1일(현지시간) 연합뉴스 취재진에 "삼성 측이 총영사 앞으로 정식 초대장을 보내지도 않았으며, 당일 행사 순서나 동선에 관한 정보 문의에도 구체적인 안내가 전혀 없었다"면서 "총영사관으로서는 여러 정황을 종합할 때 불참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삼성 터키법인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총영사관으로 초대 이메일을 보내고 총영사 비서와 전화통화도 했다"면서 "적절한 반응이 없었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코트라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아예 초청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

터키한인회의 한 임원은 이와 관련 "삼성 터키법인은 평소 '한국기업보다는 글로벌기업'이라는 정책을 강조했다"면서 "최근 2∼3년 새 한인사회와 거리 두기 경향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삼성 터키법인이 스스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행사를 '글로벌 행사'로 제대로 알리는 데에는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AP, AFP, EPA, 로이터 등 글로벌 뉴스통신사는 이번 대회 사진 41장을 전 세계 고객 언론사에 배포했지만 이 가운데 대회 명칭에 포함된 '삼성'을 표기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국제 뉴스통신사로부터 사진을 공급받은 국내 언론사도 자연히 대회 타이틀에 '삼성'이 들어간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 사진을 기사화했다.
삼성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행사하고도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올해 대회에서는 사망자까지 발생하고, 전체 참가자 약 2천400명 가운데 150명가량이 레이스를 중도 포기해 자칫 논란거리가 될 뻔했다는 우려가 일었다.
메흐메트 바이칼이라는 이름의 대회 참가자는 결승점을 500m 앞둔 지점에서 의식이 있는 상태로 불편함을 호소해 구조팀의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이스탄불 소재 한국 기업의 한 관계자는 "올해 보스포루스 행사는 철저한 관리로 유명한 삼성답지 않게 이런저런 잡음이 제법 생겼다"면서 "올해 상반기 인사이동 등 내부조직의 변화가 있었던 것이 집중력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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