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일(현지시간) 터키 정부가 가택 연금된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풀어주지 않는 데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터키 장관 2인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브런슨 목사의 즉각적 석방을 촉구하며 대규모 제재를 예고한 바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제재는 압둘하미트 귈 법무장관과 쉴레이만 소일루 내무장관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 이들이 브런슨 목사의 체포 및 투옥에 책임 있는 인사들이라는 점을 들었다.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는 브런슨 목사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어떠한 증거도 보지 못했다"며 "그는 터키 정부가 자행한 부당하고 불공평한 처사의 피해자"라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정권을 규탄했다.
이와 관련, 재무부는 이들 터키 장관 2인에 대한 제재를 이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이들의 재산은 동결되며 미국민과 이들의 거래도 금지된다.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 문제를 놓고 나와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부 장관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에드로안 대통령도 수차례 대화를 나눴지만, 터키 정권이 끝내 브런슨 목사 석방 요구를 거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이러한 제재가 응당한 조치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 중인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카운터파트인 차우쇼을루 장관과 통화했으며 내주 그를 직접 만나 석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터키 정부는 미국의 이번 제재가 양국의 관계를 해칠 것이라고 반발, 지체 없는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지난 1993년 터키에 입국한 브런슨 목사는 2010년부터 서부 이즈미르에서 교회를 이끌어오다 지난 2016년 10월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죄로 구속됐다.
터키 이즈미르 형사법원은 최근 브런슨 목사의 석방 요청을 기각했으나 건강상태를 고려해 가택연금에 처하라고 판결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브런슨 목사는 '펫훌라흐 귈렌주의 테러조직'(FETO)과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돕고, 간첩 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나 본인은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브런슨 목사는 최장 3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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