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파업 장기화…더위에 뿔난 시민들, 뒷짐진 전주시 성토

입력 2018-08-02 09:40  

시내버스 파업 장기화…더위에 뿔난 시민들, 뒷짐진 전주시 성토
제일여객버스 노사파행으로 보름째 결행, 폭염에 승객들만 생고생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전주 시내버스 회사인 제일여객 노조의 부분파업이 장기화해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보름 동안 시내버스 500여 대의 결행으로 푹푹 찌는 폭염에 정류장 승객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전주시는 "파업을 중단하도록 노사를 설득하겠다"며 중재에 나섰으나, 계속되는 승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뚜렷한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2일 전주시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제일여객지회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19일부터 버스운행 일부를 중단하는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업에는 조합원 126명이 참여했다.
노조는 오전에는 버스를 운행하고 오후 3시부터 회사로 복귀하는 '회차' 투쟁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에 버스를 제때 타지 못하고 있다.
전주시는 파업이 진행된 보름 동안 일일 시내버스 운행 대수 411대 중 30∼50대가 꾸준히 결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현재까지 결행한 시내버스 대수를 모두 합치면 544대에 이른다.
장기화한 파업 원인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는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에 있다.
노조는 2년 정년연장과 15억원에 달하는 임금체불 해결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당장 요구를 수용할 여력이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올해 7차례에 걸쳐 진행된 임단협에서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지난달 19일 오후 3시부터 버스운행을 멈췄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도 처음에는 교섭에 임했으나 노조 요구가 구체화하자 무조건 수용할 수 없다는 뜻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조합원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버스운행을 중단하는 회차 투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주시는 보름 동안 이어진 파업으로 인한 승객 불편에 이렇다할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고작 결행 노선을 홈페이지와 정류장 안내판 등에 매일 알릴 뿐이다.
폭염에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답답한 행정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김모(42)씨는 "매년 버스 파업이 진행되는데 아무도 이를 나서서 해결하지 않고 있다"며 "막대한 세금으로 굴러가는 시내버스를 시민들이 왜 제때 타지 못하고 더운 날씨에 계속 기다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노사 임단협 과정에서 촉발된 파업이므로 이를 잘 봉합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노사와 꾸준히 접촉하고 하루빨리 파업을 멈추도록 설득하고 있다. 양측이 어느 정도 합의 의사가 있는 만큼 조만간 파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jay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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