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자동기상관측지점 예보까지 고려, 특보 발효 길어져"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에 폭염특보가 역대 가장 길게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서부 고산은 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35.5도를 기록했다.
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고산 지점은 이날 낮 한때 기온이 1988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35.5도까지 치솟았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8월 5일 기록한 35.1도였다.
이밖에도 제주 32.1도, 서귀포 33.5도, 성산 31.8도, 한림 35.4도, 대정 35.4도, 김녕 34.9도, 남원 34.1도, 중문 33.5도 등 도내 곳곳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제주도 북부·동부·서부에는 지난달 11일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이후 이날까지 23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08년 폭염특보 제도 도입 후 역대 최장 기간 특보가 지속되는 것이다. 이전까지 제주에서 폭염특보가 가장 장기간 지속된 것은 2016년 8월 5일∼27일(제주도 서부)로, 23일째 오전에 해제됐다.
현재 제주도 서부에는 폭염경보, 북부·동부·남부에는 폭염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당분간 도내 곳곳에서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예보된 만큼 특보는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한다.
여름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라도 장맛비나 소나기 등으로 기온이 한동안 떨어지면서 폭염특보가 해제되곤 했지만 올해는 비 소식마저 뜸해 특보가 해제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여름 폭염(낮 최고기온 33도 이상)일수는 이날까지 제주(북부) 4일, 고산(서부) 3일, 서귀포(남부) 3일, 성산(동부) 4일 등을 기록하고 있다.
폭염특보가 장기간 지속되는 데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과거 기상관서 지점 예보를 위주로 폭염특보를 발령하다가 2016년부터는 자동기상관측 지점 예보까지 고려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상관서 지점과 자동기상관측 지점 기온 차가 큰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앞으로 한동안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겠으니 폭염 피해가 없도록 건강관리 등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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