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 제재 해제시 북한 크루즈관광 구상 밝혀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강원도에서 출발해 북한을 거쳐 러시아, 일본으로 가는 겁니다. 크루즈 타고 원산에 내리면 평양에도 다녀올 수 있겠죠."
백현 롯데관광 대표는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 관광 사업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롯데관광은 우리나라 크루즈여행의 선구자다.
2010년 5만t급의 코스타 클래시카호로 크루즈 전세선의 여정을 시작해 약 10년간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신항로를 개척해왔다.
백현 대표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크루즈산업이 활성화되면 항공으로만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강원도, 부산, 제주 등 다양한 지역으로 올 수 있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이면 롯데관광이 크루즈여행을 시작한 지도 10년이 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크루즈 산업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크루즈 탑승객은 3만∼4만명 정도이고, 고급 크루즈여행을 한 고객은 1만5천에서 2만명에 머물 것으로 백현 대표는 추정한다.
백 대표는 "크루즈를 타면 안에서 공연도 볼 수 있고 레스토랑, 수영장, 도서관, 스파, 미용실 등 온갖 시설을 다 이용할 수 있다"며 "가격이 일반 패키지여행보다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년간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2016년에 속초 크루즈항 건립에 기여했고, 내년에는 인천 송도 크루즈터미날이 완공된다"며 "큰 보람을 느끼고 있고, 크루즈 산업 활성화가 우리나라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북한 크루즈관광은 크루즈 산업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백현 대표는 기대한다.
국내외 고객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데다가 협업을 희망하는 외국 업체들도 많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외국 업체들이 기회가 된다면 꼭 북한을 기항지 중 하나로 넣고 싶어한다"며 "북한에 대규모로 여행을 가면 숙박 등에 제약이 있을 텐데 크루즈여행을 하면 그런 문제가 해결된다"고 예상했다.
그는 "아직 유엔 제재 등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은 말하기 어렵지만, 속초에서 원산으로 가 정박하면 평양 등에 다녀올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이어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나 일본 북해도 등을 거쳐 제주, 부산으로 가는 코스를 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크루즈 산업이 발전하려면 정부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백 대표는 강조한다.
백 대표는 "우리 정부는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며 "한번 배가 오면 3천명 씩 들어오는데 이를 감당할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 직원 부족 등 크루즈 산업이 발전하는 데 제약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크루즈 산업을 전담하는 정부 내 기구가 있어 통합적으로 관리하면 좋을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크루즈가 정박할 시 탑승객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기항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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