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금융위기 여파'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영란은행은 2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0.5%에서 0.75%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위원회 회의에서 전체 9명의 위원이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에 표를 던졌다.
MPC는 역시 만장일치로 국채(4천350억 파운드)와 비금융회사채(100억 파운드) 등 보유채권 잔액은 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영란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렸다.
영국의 기준금리는 2009년 3월부터 0.5%에서 변동이 없다가 2016년 6월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이후 0.25%로 인하됐다.
당초 금융시장에서는 영란은행이 5월 MP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1분기 성장률 등이 기대에 못 미치자 5월에 이어 6월 MPC에서도 금리를 동결했다.
영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이상한파 등으로 전 분기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쳐 당초 예상보다 회복세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5월 GDP가 따뜻한 날씨와 '로열 웨딩' 등에 힘입어 전월 대비 0.3% 증가하는 등 견조한 모습을 보였고, 6월 소비자물가는 목표인 2%를 상회하는 2.4%를 기록하면서 다시 8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됐다.
영국 유력 싱크탱크인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 역시 전날 발표한 분기 경제보고서에서 영란은행이 이번 MPC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해야 한다는 정책권고를 내놓기도 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필요성은 지난 5월 및 6월 MPC에서 논의했지만, 1분기 성장률 부진이 일시적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지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일부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지만 인상 후에도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금리 수준이 충분히 낮은 데다, 이후 건전성 개선 노력 등으로 상환능력도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카니 총재는 향후 영국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브렉시트(Brexit)를 지목하면서 진행 경과를 상시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브렉시트 협상 결과가 경기 및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경우 통화정책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회의 때마다 영향을 상시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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